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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뭐라고

by 이가연

2022년에 떨어지는 낙엽을 잡고 연애 성공했다는 기억이 있다. 물론 한 달짜리였지만, 어쨌거나 바라던 걸 이룬 거 아닌가. 그 뒤로 작년이고 재작년이고 그래본 적 없다. 작년 가을 우울증이 심해서 애초에 어딜 돌아다니기 힘들었고, 재작년엔 뭘 바라지 않았다.

그런데 낙엽 잡으려다가 다치는 건 정말 아니지 않나. 진짜 크게 다칠 뻔했다. 앞을 안 보고 하늘을 보고 걸었으니 기둥에 퍽하고 부딪혔다. 그냥 걷는 게 아니라 떨어지는 거 잡으려고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으니 얼마나 세게 부딪혔겠나. '아 내 운동 신경. 왜 이렇게 못 잡는 거야.' 하다가 퍽!!! 다행히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손부터 먼저 떨어졌다. 약간 구른 느낌이었다. 손 까져서 아픈 순간에도 '와 이거 머리로 부딪혔으면 진짜 큰 일 날 뻔했다' 싶었다. 부딪힌 정도가 장난 아니었다.

미신에 나를 던지지 말라는 하늘의 신호인가... 주의할 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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