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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유행을 기다리며

by 이가연

MBTI는 이제 가고, 별자리 유행이 왔으면 좋겠다.

서양에선 서로 MBTI가 아니라 별자리 물어본다는 말은 차치하고, MBTI는 단편적으로 아는 사람이 많아서 매번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내향인과 내성적인 걸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재석도 I고, 나도 I다. 또한 MBTI는 물어봐도 그때그때 바뀐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별자리는 태어났으면 끝이다.

어차피 MBTI를 서로 물어보는 이유는, 성격 때문이다. 그렇다면 별자리도 된다. MBTI는 16가지인데, 별자리는 12가지다. 검사도 필요 없고, 숫자도 적은데 유행 올만 하다.

하지만 유행이 안 오는 이유랑, MBTI는 그만 했으면 좋겠는 이유랑 같아보인다. MBTI는 단식으로 말하기 쉽다. 실제로는 그게 다가 아님에도, 'J는 계획적이고, P는 계획 안 세우고 즉흥적이다'라고 해버리면 끝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J는 결과만 추구하기 쉽고, P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일 수 있다. 그런데 T는 인정사정 없어서 나쁘네, P는 계획적이지 못하네 등 서로를 비난하는 툴로 쓰는 경우가 있다. 별자리는 그런 비난 요소가 훨씬 덜하다.

그리고 별자리도 12개를 다 외워야하는 게 아니라, 물, 불, 공기, 흙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불 별자리에는 양, 사자, 사수자리가 있는데, 모두 열정적, 도전적인 특성이 있다.

영국에는 12 별자리마다 책이 한 권씩 있을 정도다. 집에 사자자리 두 권하고 물고기자리 한 권이 있다. 한국은 수요가 없어서 책도 없다. 요즘 별자리를 넘어서, 점성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P.S. 물고기자리 책은 작년 여름에 '설마 내가 걔를 계속 좋아하겠어?' 했는데 계속 좋아하길래 다음 겨울에 영국 방문했을 때 '그때 그냥 살 걸'하며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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