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 치료에서 걔가, "니는 내가 이래도 좋나"라고 했다. 최면 상태에서 걔에게 들은 말을, 내 입으로 뱉는데 하도 사투리 구사가 네이티브였어서 놀랐다. 녹음본을 듣는데 걔 빙의한 거 같아서 소름이 쫙 돋았다. 실제로 나한테 할 법한 말이다. 그럼 저 말이 뭔 뜻일까.
- 내가 그렇게 니한테 상처 주는 말을 했어도
- 내가 그렇게 2년 동안 묵묵부답으로 니가 힘들든 말든 방치했어도
두 가지가 있겠다.
더 이상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은 9708110302번째 한 거 같다.
그렇다면 두 번째다. 솔직히 작년 여름, 가을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말그대로 작년이고, 지금은 다르다. 올해는 나름대로 재밌게 지냈다. 무엇보다 '덕분에 얼마나 다각도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자주 생각했다. 덕분에 타로 실력도 엄청 늘었고, 덕분에 노래와 자작곡도 늘었고, 덕분에 사랑과 사람에 대한 가치관 정립이 확실히 되었다. 심지어 덕분에 마창진이 어디 붙어있는지 경남 지리도 알게 됐다. 밤새도록 얘기할 수 있다.
두 번째 예상 질문은 '본인이 왜 좋냐'이다. 여자가 자존심이 있지.. 맨 입으론 안 말해 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