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우와 여기 너무 예쁘다.'라고 1월에 여의도 이사 온 이후로 더현대 처음 와본 사람이 말했습니다. 영국 가기도 전에 엄마랑 한 번 와본 거 같습니다.
홈 프로텍터
엄마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나가면서 방에 에어컨 안 끈 걸 목격했다. 이야, 나 진짜 홈 프로텍터 맞네. 더 당당해졌다.
제목
황치열의 "7102" 노래를 듣다가, 문득 예전에 앨범 제목을 "9632"로 하려고 했던 생각이 났다. 이럴 줄 알았다면 소심하게 타이틀곡 '3분 2초' 맞추려다가 3분 3초로 실패하지 말고 과감하게 갈 걸 그랬다.
슬픔
이별당했다고 슬퍼하지 말고 이겨내 보라는 글을 봤다. 왜 슬퍼하면 안 되지?
슬퍼하느라 할 일을 못함 > 인간이 그럴 수도 있지
슬퍼하면서 할 일을 잘함 > 뭐가 문제지
나는 길가에서 울면서도 잘 걸어 다닐 수 있다. (그럼 그걸 어떻게 막나) 감정이 한두 시간만 유지되고 아예 없던 일처럼 바뀔 수 있다. 물론 그게 무한반복이긴 하다. 그 중간중간 상태 괜찮을 때 할 일을 할 수 있다. 만성 슬픔을 달고 살아서, 나에게 맞게 살아남는 방법을 깨친 거 같다.
실화 바탕
AI가 쓴 글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검사기가 있는 것처럼, 노래 가사가 실화인지 아닌지 작사가가 공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작사가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거라고 인증 마크가 붙으면 더 재밌겠다. 당연히 확인할 길은 없고 양심에 맡겨야 된다. 애초에 지금 AI 등장으로 인해, 작사작곡이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양심에 맡겨야 되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여행 잘하는 방법
2022년 여름, 처음 혼자 미국에 가본 이후로 지금껏 스페인, 영국, 프랑스, 체코, 이탈리아와 일본을 가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러고보니 동남아도 가보고 싶다) 유럽 여행에 돈이 좀 많이 드나. 이왕 돈 쓰는 거, 더 현명하게 쓰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돈 쓰면서 불쾌하고 힘든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으니, 더 매 순간 길이 기억에 남을 좋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이제 내가 아침에 나갔다가 점심에 호텔 들어와서 쉬고 저녁에 다시 나가야 한다는 것, 유럽은 특별히 보고 싶은 게 있지 않으면 영국 말고 다른 나라는 별 감흥이 없을 수 있다는 것, 워크숍에 참여한다든가 뭔가 의미가 있어야 다녀온 보람이 있다는 등 나만의 팁을 깨우쳤다. 위와 같은 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나만 해당하는 팁이다. 누구도 알려줄 수 없다.
'뭘 또 여행까지 잘하고 싶냐.'싶긴 하다. 그래도 잘하고 싶다.
그러면 안 됐어
ADHD는 이겨지면 안 됐었다. 지난달 영국 갔을 때 교수가 "여자 ADHD는 마스킹을 잘하잖아."라고 하신 것도 떠오른다.
마스킹하게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내가 제일 경계해야 하는 사람 아니었을까. 지금 제이드와 오빠와의 관계를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내가 원하는 건 나를 있는 그대로 멋지게 봐주는 사람이다. 내가 ADHD 얘기를 꺼내도 결코 "그래서 그랬구나."가 아니라 "넌 지극히 정상이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두 사람 말고도 더 있기를 죽도록 원한다. 내가 뭘 잘 해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만이 장기적인 관계 유지가 되는 거 같다. 그 두 명의 존재 덕에, 그런 사람들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한국 땅에는 모르겠다. 자신 없다. 그냥 다 날 화나게 만든....ㄷ)
억지로 이해시켜야 하는 건 가족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