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파요. 너무 아픈데 행복해요.
나는 그만 아프고 싶다고 말한 적 없어요. 나는 계속 아플 거예요. 괴로워하면서 계속 음악을 만들 거예요. 조언해달라고 한 적 없고, 공감해달라고 한 적도 없어요. 그냥 말하고자하는 욕구가 남들보다 커서 그래요. 옆에서 듣고 있지도 않는데, 혼자 막 쫑알쫑알 떠드는 어린 아이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말하고자하는 욕구가 없었으면 노래를 불렀겠어요? 곡을 만들었겠어요?
나는 절대로 평탄하게 살고 싶지 않아요. 평생 연애 못해도, 결혼 못해도, 부부끼리 오붓하게 고양이 한 마리 키우면서 영국 주택 같은 이층집에서 못 살아도, 앞으로 계속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해야겠어요. 저게 아니라 천 억을 준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어요. 그러려면 나는 지금처럼 계속 감정이 이랬다 저랬다 요동쳐야 해요. 그게 내가 노래하는 원동력이거든요. 말로는 닿지 않았던 것들이, 음악으론 닿으니까요.
나는 그냥 사람에게 상처 받고 살래요. 예전에 상담사조차, 그렇게 친한 친구 두 명만 있으면 얼마나 위험한 건 줄 아느냐, 내 일상과 삶을 너무 좌지우지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요. 나는 그냥 그렇게 온전히 마음 다 바쳐 믿고, 나중에 상처 받을 일 있으면 상처 받을게요. 도대체 세상 사람들은 왜들 그렇게 상처받기 싫어서 아등바등하죠. 엄마가 차에 치일 뻔한 자식을 구할 때 생각이란 걸 하나요. 본능적인 거예요.
지금 차단당한지 1년 반째인데도 글을 50편씩 쓰는 모습을 보면서, 저러다 나중에 상처받을까봐 안타깝겠죠. 누구를 위해서 앨범을 냈다고하는데, 정작 상대방은 관심도 없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걱정될 수도 있겠죠. 나는 앨범을 이미 들었거나, 언젠가 반드시 들을 거라는 사실에 내 모든 것을 걸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나약한 거예요. 계속 그렇게 다칠까봐, 상처 받을까봐, 생각하면서 사는 게 더 답답하지 않나요. 본인이 약한 걸 아니까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거예요. 이건 나에 대한 확신으로부터 나와요. 그러니 나를 숨기고, 방어하고, 뭔가를 적당히 할 필요가 없죠. 나를 믿기에, 내가 품기로 선택한 사람들을 믿어요. 그건 정말 극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이거든요.
사랑 좀 하세요. 내가 나, 나의 꿈, 내 사람이라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까지도 하염없이 사랑하듯이 사랑하세요. 세상이 나 같은 사람들로 좀 가득 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