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그리고도 남는 날은

by 이가연

나태주 시인의 원작과 내가 패러디한 시다.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곡을 쓰고

슬픈 날은 글을 썼다


그리고도 남는 날은

없었다.



11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지난 8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디선가 묘한 바다 냄새

바람이 내 앞 길을 가로막는 것만 같았다


낮이 길다

더욱 너를 생각한다.



연애

날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당신 생각을

마음 속 말을 당신과 함께

첫 번째 기도를 또 당신을 위해


그런 형벌의 시절도 있었다



짝사랑

날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네 생각을

마음 속 말을 둥둥 세상에 띄우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도를 또 너를 위해


그런 형벌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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