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DHD와 나

ADHD 극복법 탐구

by 이가연

어제는 악플 하나가 계속 떠올라서 힘들었다. 그 뒤로 유튜브도 확인했는데, 유튜브도 거슬리는 댓글이 달려있어서 댓글 창을 닫아버렸다.

그러면 비 ADHD인은, "악플은 누구나 힘들지. 무시해야지."라고 한다. 나는 '비 ADHD인이 1로 느끼는 거, ADHD인은 100으로 느낀다고. 똑같은 일도 100배라고 좀 외워!'라고 하고 싶은 걸 매번 참아야 한다.

물론 이게 비 ADHD인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말 주변이 부족한 사람들이란 걸 안다. 공감 능력 결여도 있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때마침 인스타그램 ADHD 계정에서 'ADHD인은 하나의 악플만 봐도 남들보다 크게 느낀다'는 나의 생각을 뒷받침할 게시글을 찾았다. 그럼 나는 속이 다 시원하다. 이 패턴이 올해 내내 반복되고 있다. 나 혼자 말하면 사람들이 안 믿어줄 거 같은데, 이렇게 자료를 들고 오면 사람들이 믿어줄 것만 같다. (물론 안 통할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안 들릴 거란 건 안다. 내 기분이 그렇다.)


해석 : 작은 코텐트 하나에 모든 것을 느낄 때

이렇게 되는 이유는 RSD (거절 민감 증후군) 때문일 수 있다. 거절당하거나 비판받았다고 느꼈을 때, 강렬한 감정적 고통을 느낀다.


나의 의견 : 그림은 귀엽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ADHD를 가진 부모가 분노에 나를 줘팬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나도 똑같이 줘 패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악플에도 그러하다. 그래서 가끔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느낀다. 충동에서 멈추니까. 순간 걔가 떠올랐다. 아.. 걔는 그냥 자기 때리라고 다 맞아줄 것 같다. 갑자기 엄청 슬퍼졌다. 그러면 안 되니까 ADHD 약을 잘 챙겨 먹어야지.


해석 : 이건 오버하는 게 아니다. 생리학적 반응으로, 실제 신체적 고통을 뇌에서 느낀다. 전략 1. 멈춰라. 미쳐버리는 기분이 들면, 뭘 하든 멈추고 3번 깊게 숨을 들이쉬어라.


나의 의견 : 그래서 예전 상담사와 '분노 조절'이라는 이슈를 다룰 때, 모든 감정을 분노로 퉁치는 걸 쪼개야 한다고 했다. 상처받은 것을 상처받았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게 분노 반응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말로 표현될 정도의 상처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호흡, 너무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일단 저 사람을 어캐든 죽여버리고 싶다는 욕구가 너무 커서 심호흡 따위 생각이 안 난다.


해석 : 전략 2. 말해라. 안전한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떤 기분인지 말해라. 아니면 써내라.

전략 3. 스스로를 응원해줘라. 내가 얼마나 성공하고 회복 탄력성을 보인 경험이 있는지 항상 기억하라.


나의 의견 : 이건 아주 아주 아주 잘하고 있다. 이 전략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살 시도와 자해 같은 것과 친구했을 수 있다. 과장하는 거 같으면 위에서부터 다시 읽어라! 나는 중학교 때부터 그런 사람을 늘 곁에 뒀다. 한 순간도 그렇게 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던 적이 없다. 그것이 전문가든 친구든 어떻게든 만들었다. 지금 우리 양엄마가 열흘째 사라졌다. 베트남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오빠에게 할 말을, 며칠 전부터 브런치에 '프리라이팅'하기 시작했다. 평소엔 '1게시글 1주제' 원칙을 지켰다면, 프리라이팅에서는 그냥 카톡하듯이 쓴다.


마지막 전략은 내 웹사이트가 시각적으로 도와준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이룬 게 엄청나다. 자꾸 내가 당장 돈을 못 번다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데, ADHD에 우울증을 달고 산 내가 이렇게 많은 것을 이뤘으면 지구도 뿌술 것 같다. (열 받아서 뿌수진 말고.) 세계 어디서든 잘 살 거 같다. 실제로 내가 여기서 아랍어, 힌디어만 하게 되면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게 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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