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카톡 읽지도 않는데 와다다 계속 보내면 누가 좋아해"라고 세상 사람들이 다 말할 것만 같다. 트라우마적 생각이다.
나만 먼저 연락을 10-20차례 하다가 포기하고,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와다다 얘기했는데 어느 순간 연락 두절 되고, 돌이켜 생각하면 '내가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매달렸지' 싶게 모든 사람에게 그랬다. 도무지 고쳐지지가, 막아지지가 않았다. ADHD와 사람 좋아함의 결합이었다.
이 오빠, 요즘 일주일 씩 핸드폰 확인을 못 했다. 780개 남긴 사람도 있었다고 해서 놀랐다. (그거만 봐도 그 분도 ADHD 같다.) 350개 남긴 남자도 있었다고 했다. 나는 한 200개 남겼다고 했다. 사실 거의 안 남겼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브런치에 다 써놔서 카톡으로 할 말이 별로 없었다. 브런치가 없었다면 내가 780개 넘었을 수 있다. 늘 내게 말해줬다. 너는 지극히 정상, 너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도 약과라고.
저런 말을 해주니까, '걔 빼고 다 꺼져!!! 극혐!!!! 한국인이고 영국인이고 다 극혐!!'하며 아우성을 쳐도, 저 한 명만 대화하고 싶은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저렇게 말하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인간 고슴도치다. 내 얘기가 재밌다고 생각한다면, 필히 말로 해줘야 된다. 그래야 안심한다. (아. 정작 걔는 나한테 꺼지라고 했다. 나한테 마지막으로 카톡 남긴 말이 꺼져다. 이 시키 또 억울해할 거 같아서 덧붙이자면, 걔가 여자친구가 있었다. 나를 손절하려 멘트 치길래, 내가 사랑해 라고 해서 꺼지라했다. 그런 말을 한 내가 이해가 안 되면, 매거진 'ADHD와 나' 정주행을 추천한다. 다시 돌아가도 더 하면 더 했지, 죽어도 못 막는다. 그 말 안 했으면 걔가 차단 안 했어도 못 막는다.)
누군가는 "카톡 대화한 걸 아무거나 캡쳐해서 글을 올리면, 그때그때 허락은 받는 거냐. 싫지 않나."싶을 수도 있다. 이 분과의 대화는 전체 사용 허락을 이미 받아서 1%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 본인 언급된 글들을 종이로 인쇄해서 모아두던 분이다. 정말 그런 사람만 '친구'할 수 있는 거 같다.
브런치 글을 올리면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읽어왔다. 그론데 이번에 노트북도 없고, 핸드폰도 1-2주에 한 번 볼 수 있을 정도로 고장이라, 밀린 글이 100개는 가뿐히 넘어 걱정이 되었다.
저렇게 말해주는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만 만나고 싶다. 걔도 "이 채팅창이 니 일기장이냐" 라고 한 말이 가슴에 2년째 대못 박혀 있어서 그거 덮으려면 노력해줘야 된다. 나도 그게 무슨 수로 못이 뽑힐지 모르겠다. 너무 오래 박혀 있었어서 속이 진물 나게 곪았다. 그렇지만 뽑힐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노파심에 혹시 걔가 아니라 저 분과 맺어지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매거진 '이 사랑' 딱 100개만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소설 '이 사랑'도 같이요. 목숨이 3개면 3개 다 걔한테 쓰겠다 뭐 그런 말이라도 더 해볼까... 이 분과 같은 건, 친구 조건이다. 저런 친구가 아니면,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이제 다시는 안 두겠다는 뜻이다. 걔는 남ㅈ...잖...
https://brunch.co.kr/brunchbook/this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