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의 이면
한참 동안 생각만 하던 일을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몇 주 전에 예매한 아쿠아리움 관람을 하기로 한 거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야 복잡해지기 전에 [아쿠아리움]을 꼼꼼히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언젠가 일이 있어서 부산에 갔다가 아쿠아리움에 가보려고 표를 예매했다가 시간을 맞추지 못해 취소하고 왔던 것이 계속 아쉬움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차에 앉아서 주소검색을 하니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아서 그런지,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이 '공사 중'이라고 나왔다.
아니야, 아니야!
휴대폰의 앱을 실행해서 위치를 확인하고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한참을 평화롭게 잘 달리다가 내비녀가 나를 고속도로 위로 올려 버리네? 웁스 이러면 안 되잖아!! 고속도로로 가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내가 길치가 아니라서 다행이지, 나의 촉으로 우측으로 빠지고, 좌회전을 하고, 달리고 달리니 그래도 쪼금은 가까워진 듯하다가 드디어 감으로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었다.
개장 시간이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에 입장을 하게 되었다.
뜬금없이 웬 아쿠아리움이냐고?
아이는 아니지만, 어른에게도 가끔은 바닷속 세상이 궁금할 때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차피 애기들도 혼자서 오지는 못해서 어른(부모)과 함께 와야 하는데 말이다. 오늘 보니 젊은 청춘들이 데이트를 하는 장소로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천히 사람구경고 하고, 바닷속을 옮겨놓은 듯한 작은 바다구경을 하면서 어린 시절 꿈도 꾸지 못했던 동심의 세계로 서서히 들어가 보기로 했다.
1차로 QR 체크인을 하고, 2차로 백신 2차 접종을 확인하고 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던 아쿠아리움에는 어린 아기들을 동반한 젊은 부모들이 몇몇 보였다. 처음에는 커다란 바다거북이 헤엄을 치면서 나를 반겨주는 듯하더니, 곧이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 빛깔을 머금은 작고, 또는 큰 수조에는 각양각색의 생명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다 큰 어른이니 나도 신선하고 새로워 보이는데, 이제 갓 인생을 시작한 작은 키의 여행자들 눈에는 얼마나 신기하고, 신비로워 보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생물의 모습에 나도 사진으로 남겨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촬영을 하였다(허용 장소에서).
하지만, 점점 더 내부 깊은 곳으로 들어가다가 보니, 수달도 펭귄도 저들이 사는 공간이 너무 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양옆으로 펼쳐져 천정까지 이어진 통로에서는, 손에 잡힐 듯이 바로 내 눈앞까지 다가왔다가 헤엄쳐 가는 바닷속 생물들의 활기찬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마치 내가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닷속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아이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였다.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닿을 듯하여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허우적거리기도 하였다. 저만치에서 공포의 대명사인 상어가 내가 서 있는 자리까지 유유히 헤엄치며 다가와서는 스윽 흘겨보고 지나가기도 하였고, 뒤에는 커다란 가오리기 날개를 펄럭이듯 싱긋 웃는 모습으로 헤엄치며 다가오자 넋을 빼고 더 가까이로 다가가게 되었다.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물고기는 바위 뒤에 머물며 숨 쉬고 있었고, 또 다른 커다란 물고기의 아가미로 들락날락하는 색색깔의 작은 물고기의 모습도 보였다.
아름다웠다!
정말 아름다웠다!
살아서 숨 쉬는 바닷속 생명체를 이렇듯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고 경이롭다고 해야 할까!
유리벽 가까이 찰싹 붙어서 보기도 하였고, 멀지 감치 떨어져서 보면 어떨까 하여 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도 보았다. 한참 동안 아름다운 유영을 보고 있다 보니..., 한편으론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멀리 바다에 가지 않고도 바닷속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저 생명체들은 인간들에게 잡혀와서 한동안 또는 죽을 때까지 저 좁은 수조 안에 갇혀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좋은 점이 있다면, 나쁜 점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이다.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에게 바닷속 세상은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일 것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으며, 그것을 봄으로 인해 기쁨과 행복을 얻게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체험학습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도 업무와 학습의 자료가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꿈꾸는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므로 인해 동경과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과 상업적 이득을 취득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넓지 않은 공간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저 수많은 바다 생명체들은 행복해할까?
초기 아쿠아리움이 수족관 형태로 단순히 전시만 하다가, 지금의 아쿠아리움은 전시 외에도 생명 보존, 교육, 연구 등의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과 나라의 특성에 따라 아쿠아리움이 해양생물을 전시하는 데에도 스토리가 있고 개성이 드러나게끔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는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환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을 키우는 곳에서는 항상 [동물 권리]의 문제가 있고, 동물원뿐만 아니라 아쿠아리움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 된 것이다.
해양포유류뿐만 아니라 지능이 있는 야생동물에 대한 포획, 이동, 전시, 체험과 같은 행위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제제가 있어야 할 것이며 사람들도 아쿠아리움의 이면에 대해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관리하며,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감상하고, 떠나보낼 때도 아름답게 보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 참고자료 : 한국해양대학교 언론사(http://www.kmoumedia.com) <아쿠아리움의 두 얼굴> 내용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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