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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들렌 Dec 11. 2021

수조 속에 헤엄치는 생명체들

가까이서 보니 좋기는 한데...

한참 동안 생각만 하던 일을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아침 일찍 서둘러 복잡해지기 전에 [아쿠아리움] 구경을 하고 온 것이다. 

언젠가 일이 있어서 부산에 갔다가 아쿠아리움에 가보려고 표를 예매했다가 시간이 안 맞아서 보지 못하고 왔던 아쉬움이 내내 있었나 보다.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아서 그런지,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이 '공사 중'이라고 나왔다. 

아니야, 아니야! 

휴대폰의 앱을 실행해서 위치를 확인하고는 출발을 하였다. 한참을 평화롭게 잘 달리다가 내비녀가 나를 고속도로 위로 올려 버리네? 웁스 이러면 안 되잖아!!


그래도 내가 길치가 아니라서 다행이지, 나의 촉으로 우측으로 빠지고, 좌회전을 하고, 달리고 달리니 그래도 쪼금은 가까워진 듯하다가 드디어 감으로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었다. 


개장 시간이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에 입장을 하게 되었다.

뜬금없이 웬 아쿠아리움이냐고?

애는 아니지만, 어른에게도 가끔은 바닷속 세상이 궁금할 때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차피 애기들도 혼자서 오지는 못해서 어른(부모)과 함께 와야 하기도 하고, 오늘 보니 젊은 청춘들이 데이트를 하는 장소로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차로 QR 체크인을 하고, 2차로 백신 2차 접종을 확인하고 난 뒤, 들어간 아쿠아리움에는 어린 아기들을 동반한 젊은 부모들이 몇몇 있었다. 처음에는 커다란 바다거북이 헤엄을 치면서 나를 반겨주는 듯하였고, 곧이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 빛깔을 머금은 작고, 또는 큰 수조에는 각양각색의 어종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귀여운 모습의 우파 라파]


오랜만에 보는 내 눈에도 새로워 보이는데, 이제 갓 인생을 시작한 작은 키의 여행자들의 눈에는 얼마나 신기하고, 신비로워 보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생물의 모습에 나도 사진으로 남겨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살펴보다가 보니, 수달도 펭귄도 그들이 사는 공간이 너무 좁다는 생각이 이내 들었다.

[남아메리카에 사는 펭귄]
[해마]
[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헤엄치는 해파리 (jellyfish) ]


양옆으로 펼쳐져 천정까지 이어진 통로에서는, 손에 잡힐 듯이 바로 내 눈앞까지 다가왔다가 헤엄쳐 가는 바닷속 생물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마치도 내가 바닷속에 있는 것처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닷속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아이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였다.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닿을 듯하여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허우적거리기도 하였다. 눈앞에서 공포의 대명사인 상어가 다가와서는 스윽 흘겨보고 지나가고, 뒤이어 커다란 가오리기 날개를 펄럭이듯 싱긋 웃는 모습으로 헤엄치며 다가오자 넋을 빼고 더 가까이로 다가가게 되었다.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물고기의 피부가 숨 쉬고 있고, 커다란 물고기의 아가미로 들락날락하는 색색깔의 작은 물고기의 모습도 보였다.


아름다웠다! 

정말 아름다웠다!

살아서 숨 쉬는 바닷속 생명체를 이렇듯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멀지 감치 떨어져 앉아서 한참 동안 아름다운 유영을 보고 있다 보니, 한편으론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멀리 바다에 가지 않고도, 바닷속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저 생명체들은 한동안은 저 좁은 수조 안에 갇혀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좋은 점이 있다면, 나쁜 점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감상하고, 떠나보낼 때는 아름답게 보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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