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들어오면서부터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코로나 자가진단키트를 하고 왔다는데, 오후에 다시 해보니, 내 눈에는 안 보이는데, 자꾸 "두줄이잖아!"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른다. 15분 뒤에는 확실해지겠지, 좀만 기다려봐!라고 하며 진정을 시키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기는 하였다. 좀 더 정확하게 하고 싶으면, 병원에 가서 [코로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해 보도록 권유하였다.
키트를 들고 병원으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아이 참 내...!
남은 우리는 걱정을 하면서 기다렸다. 30여분이 지나고 나서 '확진'이라는 연락이 왔다. 퇴근시간이 지난 시간이라서 내일 와서 또 <코로나 상항 보고>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귀갓길에 올랐다. 그런데 나도 컨디션이 안 좋았다.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했으니까...
회사 식당이 휴무인 바람에 직장동료들과 같이 모여서 밥을 먹은 게 3일째였다. 그런데 어제 점심을 먹고 난 후부터 머리가 아팠다. 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팀장님이 하시는 말씀은, "머리는 전에도 아팠잖아요. 사무실에만 들어오면... ㅎㅎㅎ... 나도 그래요~."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하였다.
확진된 동료와 같이 밥을 먹고 난 뒤부터였던 것 같았다.
코로나 확진의 경험이 있는 두 팀장님은 같이 있었어도, 내 몸이 피곤하지 않으면(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시면서 빨리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고 하면서 총총총 멀어져 갔다.
코로나(covid-19)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또 자가 키트를 추가로 구입해 놓아야 할 것 같다. 단골 약국에 전화를 해보니, 코로나가 한창 확산되고 있을 때보다는 수급이 원활하다 하였고, 가격(1통 2개 세트 기준)도 전보다 조금 내렸다고 하였다. 병원에 가서 하는 [전문가용 코로나 진단비] 5,000원보다 500원이 적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직장 동료 20명 중, 확진되었다가 회복한 사람이 딱 반이 되었다.
대부분의 동료들이 의무적(?)으로 백신을 3차까지 접종했지만, 딱 1명이 맞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면서 버티다가 2차까지 맞고 얼마 후, 확진이 되었다. 회복한 사람들 중에는 코로나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많이 아프지 않고 무난하게 회복한 사람도 있었다.
제일 흔하게 보이는 증상이 기침인데, 2차까지 맞은 사람은 그 기침 증상이 제일 심하였다. 쇳소리가 나는 기침이 한번 터지면, 열 번 이상 계~속 되었고 그 기침소리는 정말 듣기가 딱할 정도였다. 그 사람도 기침을 한번 시작하고 나면, 기운이 다 빠질 지경이라고 말하였다.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자신이 코로나 후유증이 제일 심하다는 것을 다른 동료들로부터 듣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 몸은 내가 알지, 이건 그냥 두통이 아닌데,... 이 열감은 뭐지?? 나도 아니길 바라면서 얼른 씻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려고 방으로 들어가니, 은비가 왜 그리로 들어가냐고 내방 앞에서 울기 시작하였다. 목놓아 서럽게... 운다. 마치 지를 버린 줄 아는지 마음이 불편하게 울어재낀다.
"은비야, 엄마가 몸이 좀 안 좋아, 그래서 오늘은 혼자 일찍 좀 잘게."라고 말은 하고 들어왔지만, 요즘 들어 계속 같이 자다가 혼자 잠자리에 들어가니, 제 딴에는 좀 당황스럽고 서러웠는 가 보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열이 난다. 제발 아니어야 하는데...
깊은 잠에 빠졌다가 다음날 새벽에 은비가 밥 달라고 우는 소리에 눈을 뜨고 보니, 내가 매번 알람해 놓는 시각에서 3분이 모자랐다. 지난번에는 정확하게 울더니, 오늘은 참기가 어려웠나 보다. 준비해둔 자가 키트로 검사를 하고는 두줄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에 빠져서는 최대한 아이하고 접촉하지 않고 밥을 챙겨주었다.
이쪽저쪽에 있는 화장실을 청소해 주고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아이를 쳐다보니, 저도 웬일인가 싶은지 밥을 먹다가도 빤히 나를 쳐다보곤 하였다.
[코로나 신속항원 자가진단 키트-계속 1줄이다]
왔다 갔다 하면서 키트를 살펴보니, 빨간 줄이 1줄이다. 1줄... 좀 있으면 두줄이 되겠지?
15분, 20분, 30분이 지나도 한 줄이다.
뭐야? 계속 1줄이야? 나 괜찮은 건가? 그럼... 나 출근해야겠네.
속으로 다행이다 하면서도 정확한 것 맞지? 하면서 반신반의하였다. 재채기가 나오고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깊숙이 찔러 넣었고, 그 부분을 잘라서 시약 안에 넣어서 제대로 검사하였다.
결과를 보고 나니, 몸이 어제저녁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을 알겠다. 거 참...
심리적인 두려움이 신체건강을 좌지우지한다(신체화 증상) 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독감을 심하게 앓은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내가 몇 년 전에 독감 주사를 맞고도 독감에 걸려서 2주 정도 격리한 적이 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주거복지시설에서 근무하다 보니, 격리는 필수 상황이 되었다.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에게 행여나 옮길까 봐 염려하였던 것이다.
그때 나는 정말 심하게 아팠다. 큰 병치레를 한 적이 없이 무난하게 잘 지내왔는데,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혼자 있다 보니, 잘 챙겨 먹을 수도 없었고, 주위에 사는 형제들이 몇 있었지만 '몸조리 잘하라'는 전화만 1통 했지, 뭘 해주지는 않았다. (사실 배달음식은 생각지도 못했다! 너무 아파서 정신이 없었던게지...)
......
드라마에서 보면, 문고리에 먹을 것을 걸어주고 가기도 하던데, 그건 그냥 내 상상이고 기대였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는 아프고 싶지 않았다.
아파보고 힘든 일을 겪어보면, 어떤 사람이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지 알게 된다고 하였는데, 그때가 그랬던 것 같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나는 내 형제들에게서 서운한 마음이 생긴 것 같았다. 형제자매도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야 '형제간의 우애'가 있을 뿐, 돌아가시고 나면 각자의 인생을 살고, 각자의 가족을 챙기느라 바쁠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 그냥 이건 내 경험의 일부분이다.)
어제는 혹시나 나쁜 바이러스가 아이에게 전해질까 쓰다듬어주지도 못했는데, 몸이 좀 개운해지고 걱정을 내려놓게 되니, 마음껏 안아줄 수 있게 되었다.
"그래, 내 가족은 너뿐이구나!"
그런데... 내가 아프면, 이 아이는 누가 보살펴 주지?
은비를 데려오기 전에 수도 없이 들락거렸던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사이트에서, 주인이 사망하거나, 아파서 돌볼 수 없게 된 경우의 아이들이 공고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사람의 생사는 사람의 힘만으로는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평상시에 건강관리를 잘해서라도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아이를 다시 길거리로 내몰지 않기 위해서, 다시 철장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친구가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손도 까딱하기 힘들 정도로 아파서 누워있을 때, 사람이 있었으면 '아프나?' 하면서 말이라도 걸어주고 죽이라도 끓여주지 않겠나? 그런데 동물들은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 그래도 변덕이 죽 끊듯 이랬다 저랬다 하고, 이해득실에 따라 배신하는 사람의 마음보다는, 변함없이 곁을 지켜주는 것은 이 아이(반려견)들 뿐인 것 같더라."
그래 친구의 말이 맞는 것 같다. 항상 내 손이 닿는 곳에 있고, 나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나만 바라보고 있는 존재가 이 아이(반려동물)들인 것 같다. 내가 슬플 때나, 기쁠 때에 함께 있어서 고마운 것도 이 반려동물 덕분인 것 같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어주고, 똘망똘망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으니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어디서나 나를 바라보고 있는 냥이]
내 발치에서 잠들고, 내가 일어나기를 얌전히 기다려주는 은비는 참 점잖하고 부드러운 성향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인 것 같다. 주중에는 내가 맞춰놓은 알람 시간을 알고 기다려주고, 주말에는 내가 더 잘 수 있도록 기다려 주지만, 배가 고프게 되면, 여지없이 내 발가락을 깨물어서 나를 깨우기도 한다. ㅎㅎㅎ...
반려동물 천만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아이의 예방접종이나 진료를 위해서 나는 난생처음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00 보호자님~! " "아이가요,"
등등 뉘 집 자식인지 사람처럼 대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내 눈에 띄는 것은, 특별한 애정 표현을 하는 보호자의 모습이었다. '나도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행동을 하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사실 나도 은비가 오고 난 후, 중성화 수술하는 날에 시간이 참 더디 가고, 마음이 불안하여서 모처럼 해방되는 시간(혼자된 것)이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을 느낀 적이 있었다.
애완동물이 아니라 자식인 셈이지, 큰 개의 중성화 수술에는 온 가족이 교대로 총출동하였던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어떤 종류의 치료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걸리니 집에 다녀오라고 하여도 밖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는 보호자도 있었다. 반려동물이 아니라, 그냥 '가족'이고 소중한 생명체로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도 불구하고, 간혹 매스컴을 통해서 들려오는 동물학대 소식에는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지고,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하였다. 어떻게 저렇게 잔인할 수 있지? 사람만큼 지독한 존재가 있을까? 동물들이 원하는 건 대단한 것이 아닌데... 그저 주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싶고, 배부르게 먹고 싶고, 안전하게 지내고 싶을 뿐일 텐데 말이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느님께서 그 숨을 거두어가시기 전까지는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사랑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