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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Dec 16. 2023

슬픔이 설렘이 될 때까지

백일백장 글쓰기_13기_아흔일곱 번째 글

슬픔이 설렘이 될 때까지_이영란 작가 저자사인회     

자이언트 공저 8기 이영란 작가님이 개인책 《슬픔이 설렘이 될 때까지》를 지난 시월에 출간하셨다. 오늘은 작가님이 저자사인회에 주인공이 되는 날이다. 자이언트 공저 8기 작가님들이 지난주 문장수업 시작하기 전에 오늘 사인회 준비를 위해 모였다. 팀장 백란현 작가님이 준비한 세 장의 PPT를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했다. 어떻게 이렇게 센스 있게 만들 수 있는지 놀라웠다.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고 말이다. 축하 공연무대와 배너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큰 안건이었다. 이 끈끈한, 나이를 넘어서는 우정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었으면 한다.      



공연곡으로는 이영란 작가님이 주문한 엄정화의 페스티벌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 이 노래가 뭐지 궁금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후렴구가 인상적인 곡이다. 작가님이 저자사인회 하는 그날의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곡이다. 배너는 며칠 전 자공 8기 오픈채팅방에 몇 가지 시안 중 선택하라는 것으로 보아 미리 아는 곳에서 맞추셨다한다. 그러고 보니 공저를 출간하고 우리 책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홍보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인세 많이 받는 최강 8기 문구를 보니 다시 가슴이 설렌다. 얼마 전 3개월 치 인세를 받았다. 물론 열 명 작가님들이 다시 나눠 가지는 것이지만 소중한 금액이다. 노동수입과는 다른 인세의 매력이다.     



드디어 12월 16일, 그날이다. 앗! 7시부터 시작되는 책 쓰기 수업도 못 듣게 되었다. 눈 떠서 시간을 보니 8시 57분이었기 때문이다. 늦게 일어난 탓인지 가족 아침 챙기고 뭐 하다 보니 벌써 11시가 넘어갔다. 머리 감고, 기초화장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거울을 봤는데 화장도 안 하고 나온 것이다. 어제 일이 충격은 충격이었나 보다. 다시 들어가서 화장하고 나오니 12시 조금 넘었다.

잠실 교보에 도착하니 1시 20분이다. 책을 둘러보다가 백란현 작가님 톡을 보내왔다. 2층 커피숍에 있으니 오란다. 가는 길에 이은대 사부님도 만났다. 백 작가님이 사주신 자몽 복숭아티로 요기를 채웠다. 오늘 공연을 위해 지층에 계셨던 이선희 작가님을 모시고 연습하러 갔다. 늦게 오시는 작가들이 있기에 안무를 아주 쉽게 짰다. 중간 부분은 내가 독무 하기로 했다.     

이영란 작가님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곱게 차려입은 원피스에 목에는 스카프를 고급스럽게 둘렀다. 어느 달보다 12월에는 많은 작가들이 오는데, 오늘은 작가님 가족과 동료교사도 오셨는지 더 많이 오신 듯하다. 이영란 작가님이 직접 쓰신 캘리 그라피 엽서와 책갈피를 선물로 주셨다.

작가님의 사인회를 마치고, 늘 가던 뒤풀이 장소로 도착했다. 지난달 저자사인회 주인공과 다음 달 저자사인회 주인공 두 분 다 참석을 못해서 지난해 12월에 사인회 하셨던 백란현 작가님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오늘의 주인공 이영란 작가님이 지인 찬스를 써서 멋진 성악가를 모셨다. 세 곡을 부르셨는데 첫 번째 곡은 가사도 리듬도 감동적이었다. 두 번째 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이영란 작가님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세 번째 곡 ‘투우사의 노래’는 청중의 호응도 이끌어내며 신나게 불러주셨다.

이후 이영란 작가님과 두 따님의 무대, ‘브라보 마이 라이프’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영란 작가님만큼이나 아리따운 두 따님과 작가님의 호흡이 찰떡이었다.

드디어 우리 자이언트 공저 8기 순서이다. 머리띠를 하고, 반짝이 털이를 손에 들었다. 짧게 공연을 위한 준비를 한다고 청중에게 양해를 구하고 1, 2분 정도 율동 맞춘 후 바로 반주를 켰다. 노래는 백란현 팀장님 몫이다. 막상 노래가 시작되니 부끄러운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집중하게 되었다. 독무까지 잘 끝내고 마지막 유한이의 퍼포먼스까지 다 하고 나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자사인회를 하면 늘 노래하는 함해식 작가님의 트로트 공연을 마지막으로 오늘의 축하 무대는 마쳤다. 함해식 작가님이 서울 오면서 쓰는 노트를 보게 되었는데 이은대 사부님이 말씀하시길,

“함 작가님, 우리 이걸로 책 한 권 냅시다.”

기록으로 남기면 어떻게든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작가님들을 만나 이렇게 교제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온라인에서만 보던 작가님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나 삶의 이야기, 책 쓰고, 글 쓰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영란 작가님이 활짝 웃는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 미소 뒤에 아픔이 있는지 잘 몰랐다. 공저 작업을 하고,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초대 특강을 들으며 슬픔이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 슬픔이 설렘이 되어 지금은 설렘 수집가로 멋지게 살고 계신 이영란 작가님! 앞으로는 지금처럼 웃을 일이 더 많아지시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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