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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Oct 05. 2023

세수만 하고 출근

백백 프로젝트_13기_100_스물다섯 번째 글

  

오늘 이상하게 일찍 눈이 떠졌다. 며칠 동안 항상 6시 30분 이후에나 일어났는데, 오늘은 눈을 뜨니 5시 20분이다. 아직 폰 색깔도 흑백이다. 수면모드로 해 놓으면 난 컬러가 아니라 흑백으로 바뀐다. 11시 40분부터 5시 40분까지 수면모드로 설정해 두었다. 여유 있게 일어났으니 오늘은 켈리스 음독회를 들어가 볼까 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쑥스러워서 못 들어갔다.     

밖에서 밥을 하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그러다 소리가 멈췄다. 아마도 소리가 멈춘 건 잠이 깊이 들어 들리지 않았던 듯. 놀라서 눈을 떠보니 세상에 9시 30분이 훌쩍 넘었다. 고민할 것도 없다. 얼른 세수를 하고, 대충 기초화장만 하고 옷을 대충 입고 지국으로 출근했다. 겨우 9시 51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이렇게 시간이 남는 줄 알았으면 선크림은 바르고 올 걸 그랬다. 화장도 5분이면 하니까 금방 하고 와도 될 뻔했다. 온 것이니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어차피 이따 점심 먹으러 집에 갈 것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밥도 먹고, 화장도 하고 와야겠다 생각했다. 연휴가 길어 지난주 목요일, 10월 2일 월요일 교사 교육이 없었다. 오래간만에 교사 교육에 참석했다. 참석하는 인원은 늘 같다. 10월 첫 번째 교육이었기 때문에 윤석금 회장님의 나의 신조도 읽어주었다. 이 달 영업 전략도 안내해 주었다. 역시 9월 한 달만 진행하겠다던 쿠키 버라이어티팩 행사는 10월에도 이어서 진행했다. 지난달에 생각보다 판매가 저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달 교육문화본부 성장을 위해서 프로모션을 걸었다. 지국 성장하면 지국 식구들끼리 가을 나들이 갈 수 있도록 성장지원금을 주는 프로모션이다. 물론 많이 받으려면 지국 활동 교사 모두 성장해야 한다. 구간별로 성장 지원금이 다르다. 3구간 안에는 들 수 있도록 지국장님도 이번 달에는 입회 프로모션을 많이 거실 거란다. 본사 주관 교사 교육이 끝나고 나면, 지국장님이 진행하는 교사 교육이 있다. 지국장님은 앞서 본사 교육 내용을 한 번 더 짚어주고, 더 참고해야 할 사항을 알려 주신다. 지국장님 교육이 끝난 후에는 원래 월초라 바로 터치를 먼저 한다. 여기서 터치라 함은 지국장 또는 팀장님과 교사가 한 달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월초 터치를 말한다. 중간중간 상담하는 것도 터치라고 하기는 한다. 어쨌든 오늘은 또 지국별로 가을 나들이를 가기 위한 뭔가 쇼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본부에 올려야 하나보다. 팀장님이 ‘장난감 기차’ 노래를 개사해 놓았다. 참석한 교사들이 나와서 한 번 쭉 불러봤다.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스올과 올탭을 싣고서. 입회도 하고, 성장도 해서 가을 나들이 간다.”

노래에 구호까지 붙이니 그럴싸했다. 두세 번 연습하고 손동작도 맞춘 다음에 동영상을 찍었다. 동영상 찍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크게 써 놓은 종이를 두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나중에 교사 입회 프로모션이 걸린 인테리어 휴지통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여 고정시켰다. 휴지통이 보이지 않게 지국장님이 잘 촬영했다. 내 손동작이 틀리긴 했지만, 그냥 제출하는 걸로. 사실 틀린 줄도 몰랐다. 하필 화장도 하고 오지 않고, 옷도 대충 입고 온 날 이런 동영상을 찍게 되어 유감이었다. 그래도 나름 가을 나들이 가는 콘셉트로 괜찮다며 그냥 찍으라는 거다.     

벌써 가을바람이 쌀쌀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잠시 눈을 붙인다고 붙인 게 쿨쿨 잠을 자버린다. 몸이 환절기라 말을 듣지 않는가 보다. 해 오던 루틴도 깨졌다. 습관과 루틴의 차이점에 대해 수업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습관은 애쓰지 않아도 굳어진 것이지만, 루틴은 익숙하지 않아 애를 써야 하는 것. 힘들지만 다시 나의 루틴을 정착해 나가야겠다. 오늘처럼 부랴부랴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출근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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