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내 감정 사용법

by 미라클코치 윤희진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살다 보면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 오르는 감정이 있을 수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업무를 기분 좋게 잘 마치고, 종료 5분 앞둔 시간이었다. 목요일에 아이와는 통화를 했는데, 어머니와 통화를 하다가 끊었다. 전화 올 일이 있다고 해서 30분 후에 다시 하기로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를 어쩐다 말인가? 그날 회원들에게 시간에 맞춰 전화하다 보니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그 회원 모에게 전화해야 된다는 것이 바로 금요일 종료 5분 전에 생각이 난 것이다. 그래서 전화를 드렸다.


마음이미지.jpg


“어머니, 안녕하세요. 담임교사입니다.”

“아, 네, 선생님. 어쩐 일이세요?”

“어제 제가 30분 뒤에 전화드리기로 했는데, 아이들 상담하다 보니 잊어버렸지 뭐예요? 어제 하시려던 말씀이 뭐였어요?”

“음. 뭐였더라. 아 맞다. 선생님이 저희 애 벌써 세 번째 담임선생님이에요."

“네, 그렇다고 말씀하셨지요. 담임이 자주 바뀌어 속상하시죠?”

“그렇지요. 왜 그렇게 자주 바뀌는지……”

“어머니, 저는 OO 친구 중3 졸업할 때까지 담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담임이 바뀌는 이유가 다 있다. 일을 하다가 힘들어서, 또는 개인 사정 때문에 그만두는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 차원에서는 회원 모와 회원들에게 ‘부서 이동’이라고 말하라고 시킨다. 물론 선생님들 중에는 매니저로 승격이 되거나, 부서 이동 때문에 맡고 있던 회원을 다른 담임 선생님께 이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극히 드물다.

“네? 중3 때까지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가 아니고요?"

“네, 어머니. 저희는 중학교 3학년까지 관리를 해 드려요. 고등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해야 하는 시기라 담임 교사의 관리가 따로 없습니다.”

“어, 그래요? 제가 이것 한다고 상담하시는 분과 이야기했을 때에는 고등학생까지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네, 고등학생도 할 수는 있어요. 고등학생 프로그램이 따로 있으니까요.”

어머니는 상담원과 나누었던 이야기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언성을 높이셨다. 왜 이런 얘기를 처음부터 해 주지 않는지, 판매만 하면 그만인지 등등. 듣다 보니 정말 화가 났다. 그래도 회원 모에게 대놓고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조곤조곤 잘 설명해 드렸다. 그런데 어머님이 대뜸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선생님, 선생님 지금 왜 저한테 따지듯이 이야기하세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나는 따지듯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회사 방침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아니, 학부모가 이야기를 하면, ‘아, 어머님이 상담 선생님과 제가 하는 이야기가 달라서 속상하셨구나!’라고 공감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면서 ‘상담 선생님은 계약만 따면 그만인가?, 계약할 때는 고등학교까지 관리해 준다면서 상담하더니 이제 와서는 또 아니라고 하시네.’

그 말을 듣는 데 내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머니, 제가 처음에 어머니 말씀에 공감하지 못했나요? 그리고 지금 하시는 말씀들은 제게 하시면 안 되고, 상담하셨던 선생님께 하셔야죠.”

말을 이어가려는데 ‘뚝!’ 전화를 끊으셨다. 뭔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어서 매니저에게 바로 전화해 달라고 했다.


매니저와 통화하면서 마음을 터놓고 싶었다. 그런데 어머니와 상담하면서 올라왔던 화 때문에 소리부터 질렀다. 매니저는 위로한다고 하는 말이었는지 모르지만,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 회원모가 했던 것처럼 나도 매니저 말을 듣다가 끊어버렸다. 사실 끊으려고 해서 끊은 게 아니라, 꽂고 있던 이어폰이 빠지는 바람에 소리가 들리지 않아 끊었다. 아니다. 화가 나서 끊은 거다.

매니저에게 메신저가 오고 난리도 아니다. 그래서 개인 폰으로 다시 전화를 했다. 나도 모르게 매니저가 들으면 안 되는 말을 퍼붓고 말았다.

“매니저님은 회사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잖아요.”

“선생님, 선 넘는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나는 바른 말을 했다. 맞는 말이긴 하니까. 애사심이 깊다 못해 조 선생님들을 위하지는 않고, 항상 고객과 회사만 생각하는 게 싫었다. 입사 후 1년 간 그것 때문에 매니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 후 지금까지는 언성을 높일만한 사건은 없었는데, 오늘 터진 것이다.

이후의 통화 내용을 다 기록하지는 않겠다. 가슴이 아파졌다. 매니저에게 그 회원 어머니와 다시는 상담하고 싶지 않으니 알아서 해 달라고 했다.

매니저와의 통화를 끊자마자 눈물이 났다. 치밀어 오르는 화 때문이기도 하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매니저의 말 때문이기도 해서. 그래서 동료 선생님께 전화했다. 그리고 마음을 터놓았다. 가만히 내 말을 들어주시고, ‘그래, 선생님. 울어. 펑펑 울어.’라고 말씀해 주셨다. 매니저에 대한 평가도 빼놓지 않고. 선생님이 내 마음을 공감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울고 나니 마음이 한결 괜찮아졌다. 화난 마음도 가라앉았다. 선생님과의 짧은 통화가 나를 평안하게 할 수 있다니.

분명 내 마음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나도 모르겠다. 왜 그렇게 갑자기 화가 일어났는지. 가슴이 왜 그리 아팠는지. 왜 그 순간,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를 만나는 연습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아직 다듬어야 할 것이 많은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그저 털어놓자. 글로 써보자. 내 마음을 잘 읽어줄 사람에게 말하자. 있는 그대로. 쏟아내면 한결 나아진다.

keyword
이전 09화왕따 당해본 적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