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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emeetskun Mar 17. 2020

Julia & Us 12. 생선 수프 (부야베스)

Bouillabaisse. 칼칼한 프랑스 요리도 있다

<남편의 요리>

지난번 돼지고기 요리를 거나하게 실패하고 나서 나 자신을 다시 만회할 기회가 필요했다. 역시 만회하는 데에는 수프 레시피가 실패할 확률이 낮다. 재료를 때려 넣고 푹 끓이면 웬만하면 성공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선 수프를 시도해 보았다. 과연 오늘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정석 레시피를 내 마음대로 살짝 바꿔본 레시피. 사실 생선 수프 (soupe de poisson)을 참고해 만든 레시피이지만 결과물은 부야베스와 매우 비슷하다. 둘의 차이는 soupe de poisson은 생선 뼈/머리 와 모든 재료를 넣어 끓인 후 건더기를 채로 걸러 내는데, 부야베스는 그 걸러 낸 국물에 생선 필레를 마지막에 20분 정도에 넣는 레시피다. 그럼 생선 맛도 살리면서 생선의 부드러움도 유지할 수 있겠지? 나는 생선 국물 낼 거리가 없어 바로 생선 필레를 쓰는 바람에 필레를 꽤 오래 끓였다.


[재료]

흰 살 생선 필레 (본인은 틸라피아를 사용함) 두 덩이, 레몬 껍질, 파슬리 듬뿍, 타임, 토마토 두 알, 사프란 한 꼬집, 페퍼론치노, 마늘 5알, 데친 홍합 20알, 홍합 국물 조금 

먼저 올리브 오일을 냄비에 두르고 마늘을 좀 볶다가 토마토를 넣고 3-4분 정도 볶는다.

그 사이에 틸라피아를 꺼내고. 틸라피아는 미국에선 꽤 저렴한 흰 살 생선이다.

어느 정도 볶았다 싶으면 생선과 파슬리, 타임, 레몬 껍질을 올린다. 페퍼론치노와 사프란 한 꼬집 추가.

레시피에는 없었으나 집에 홍합 남은 게 있어 올렸다. 사진에 보이는 얼음은 홍합 국물.

물을 재료가 잠길 정도로 붓고 끓이기 시작한다.

끓이는 건 사람 마음이지만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진하다. 반면 너무 오래 끓이면 피쉬필레가 퍽퍽해질 수 있다. 한 한 시간 정도 끓이지 않았나 싶다.

팔팔 끓이다가.

파슬리는 오래 끓이면 좀 eww 한 비주얼이라 타임과 레몬 껍질과 같이 버렸다. 생선 살은 킵했다. 그리고 이 수프에 로티니를 적당히 넣는다. 그리고 쿡하면...

마지막에 스위스 치즈까지 갈아 올리면 이런 비주얼.

맛은? 칼칼하고 매콤하지만 파슬리 타임의 향긋함과 레몬 제스트의 상큼함이 결합돼 깊은 맛이 난다. 거기에 스위스 치즈까지? 다양한 레이어의 맛이 나는 물개 박수 칠 만한 레시피였다. 너무 자화자찬하는 거 아니냐고? 한 번 잡숴보시면 생각이 달라질걸요?

다음엔 좀 더 정석대로 해볼까 보다. 생선 머리와 뼈로 국물을 낸 뒤 마지막에 생선 필레를 넣어 보는 것이다. 그럼 생선이 훨씬 부드럽겠지? 요번에 만회한 듯 해 기분이 매우 좋았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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