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가녀린 네가 여름을 살아가는 방식

by 수경

뜨거운 여름의 한낮에는 느티나무도 은행나무도 고열을 앓으면서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늘어져 있습니다. 어디 구름의 등이 만든 그늘을 피신처로라도 삼고 있는지 유독 강아지풀은 자신의 털을 뽀송하게 세우며 지나가는 바람에 살랑살랑 몸을 맡기고 있습니다.



강아지풀은 원래 햇빛이 뜨겁고 강렬한 열대지방이 자신이 살던 고향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뜨거운 빛에도 적응해야 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광합성도 소홀함 없이 해내야 했을 겁니다. 열대에 사는 강아지풀의 시름과 고민이 깊어지면서 마침내 새롭고 특별한 장치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이 장치를 알기 위해 먼저 광합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듯합니다.



광합성은 식물이 빛을 사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화학 반응시켜서 에너지원이 되는 당분을 생산하는 작용입니다. 광합성은 고도로 발달된 복잡한 시스템으로 명반응과 암반응이라는 두 가지의 단계를 거쳐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단계인 명반응에서는 햇빛을 이용해 다음 단계인 암반응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두 번째 단계인 암반응에서는 첫 단계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환원해 탄수화물로 만들게 됩니다.



명반응에서는 햇빛이 반드시 필요하고 물을 이용하여 다음 단계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면서 부산물로 산소를 발생시킵니다. 암반응에서는 빛에너지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당분을 만듭니다. 이때는 햇빛이 없어도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암반응이라고 합니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들은 암반응에서 CO2(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양식에 따라 세 가지의 식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바로 C-3, C-4, CAM 식물입니다. C-3라는 명칭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제일 먼저 만들어진 화합물의 탄소 수가 3개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이름이고 C-4는 4개라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CAM은 Crassulacean Acid metabolism(다육식물 유기산대사)라는 용어의 약자로 처음 이 대사가 발견된 식물이 돌나물과(Crassulaceae)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전 세계 식물 중에 대다수 식물은 C-3 식물에 해당합니다. C-3 식물은 보통 기온이 온화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랍니다. C-4 식물은 뜨겁고 햇빛이 강한 열대 지역에서 잘 적응한 식물입니다. 강아지풀이 여기에 속하고 옥수수나 수수, 기장 같은 식물이 있습니다. CAM식물은 사막과 같은 건조한 지역에서 적응하면서 살아온 식물들로 선인장과 돌나물류 그리고 파인애플이 여기에 속합니다.



C-3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잎의 기공을 활짝 열어야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기공을 열면 뿌리에서부터 줄기를 거쳐 잎에까지 올라온 수분을 수증기의 형태로 내보내는 증산 작용을 함께 하게 되는데, C-3 식물들은 너무 더운 날에는 물이 날아가지 않도록 잎의 기공을 닫게 됩니다. 이미 식물의 몸체에는 많은 수분이 소실되어 있고 증산작용이 멈춤으로써 더 이상 뿌리에서의 수분 공급도 없습니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일 수 없어 광합성을 할 수 없으니 활력 없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C-3 식물들이 한여름의 열기 속에 처지는 까닭입니다.



이에 비해 C-4 식물은 여름의 고온과 강한 햇볕 아래에서 탁월한 광합성 능력을 발휘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더운 날 잎의 기공을 열 때 이산화탄소를 농축시켜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공을 여는 횟수를 줄여 수분이 과도하게 날아가는 것을 막으면서도 광합성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활력 있는 모습을 갖출 수 있습니다. 강아지풀이 무더위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뽀송한 모습을 보이는 까닭입니다.



CAM 식물은 사막이라는 훨씬 더 극단적인 환경에서 적응한 경우입니다. CAM 식물은 해가 있는 낮에는 기공을 완전히 닫아둔 채 기온이 낮은 야간에 잎의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저장한 이산화탄소는 해가 있는 낮에 광합성 작용에 사용하게 되면서 효율적으로 환경을 극복하게 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강아지풀 하나를 통해 식물들이 저마다 처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가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강아지풀의 시름과 고민이 고온과 강렬한 태양 아래에서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아마도 강아지풀의 여유와 부드러움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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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아래 옥수수는 잘도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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