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충실한 초등 '교과서' 학습법(수학편)

by 수경

여름 방학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십몇'을 수학 시간에 배우고 있다. 1교시가 끝난 짧은 시간, 담임 선생님은 조그마한 블럭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플라스틱 컵에 바쁘게 담고 계셨다. 나도 컵 하나에 19개씩 블럭 개수를 맞춰 담으며 이 블럭들이 어떻게 쓰일지 궁금해졌다. 블럭들은 어른인 내 손 안에서 끼우고 해체되는 일이 조금 불편하고 어색할 정도로 조그마하고 가벼웠다.


"오늘은 블럭을 가지고 10보다 큰 '몇십'을 만들 거예요. 10이 넘는 숫자는 여러분이 정하면 되고 10이 되면 꼭 묶고, 여러분이 만든 숫자를 짝꿍과 묻고 맞히는 놀이를 할 거예요."


아마 아이들은 이전의 수학 시간에 1부터 10, 그리고 11부터 19까지의 수세기를 교과서의 그림과 교구를 통해 배웠을 것이다. 오늘처럼 직접 수를 만들고, 10씩 묶은 뒤 맞히는 체험 놀이는 아이들의 수개념을 훨씬 확하게 할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17이라는 숫자에서 낱개는 몇 개인가요? 그리고 '십'은 몇 개인가요?"

"낱개는 일곱 개, '십'은 한 개입니다."

놀이가 끝난 후, 담임 선생님은 '17'이라는 숫자를 예로 들면서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아이들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오늘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0을 묶으면 '십'의 개수는 한 개가 된다는 게 가장 중요해요."

또랑또랑하고 우렁찬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숫자가 점점 커져 27, 37, 57이라는 숫자에서 '십'이 두 개, 세 개, 다섯 개가 아니라 스무 개, 서른 개, 오십 개로 착각하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수학교과서의 '학습 활동'에는 무게를 재는 저울 활동이나 길이 재기 등 놀이 체험을 유도하는 문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오늘은 블럭을 활용해 '몇십'이 되는 숫자 개념을 놀이로 체험한 것이다. 이러한 수 체험 학습을 위해 담임 선생님은 미리 블럭을 준비하고 개수를 컵에 세팅해 나누어 준 후, 숫자를 만들고 블럭을 끼우고 해체하는 일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여러 번에 걸쳐 방법 설명하셨다.



블럭은 땅에 떨어지고 어딘가로 튕겨 달아나기도 하고 '십'을 묶지 않고 짝꿍에게 낱낱개의 수를 세도록 하여 답을 맞히게 하기도 하면서,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할 '방법'은 제멋대로 딴청을 피우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의 놀이 학습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마다 눈여겨보시면서 피드백을 건네주신다.



내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20세기의 교육 방식에서는 '체험해 봅시다 혹은 토의해 봅시다, 이야기 나눠봅시다'와 같은 <학습 활동>은 모두 "했다 치고"로 귀결되고 결국은 생략되는 것이 대다수였다. 4지 선다형의 시험 문제에서는 이러한 체험 학습을 문항으로 제시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초등학교에서는 구체적 조작물을 만지고,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개념을 익히고 의미를 알아가는 학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담임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면서 아이들이 각자 체험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했다 치고" 넘어가는 일은 웬만해선 잘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애정과 열정이 가득한 담임 선생님은 이 수고로움을 기꺼이 행하고 계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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