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우체통

by 수경

5월은 감사의 달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 편지를 쓰는 시간을 는다. 저학년 아이들은 서툰 글씨에 하트가 뿅뿅 피어나는 그림으로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짧지만 정성스러운 편지 속에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린이날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담임 선생님은 예쁜 포장지로 정성껏 싼 선물을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건네며,

"사랑해요"

하고 꼭 안아주신다.

조잡하지 않은, 꽤 근사한 선물이 아이들 마음을 설레게 한다.



2학년 6반의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말씀하실 때마다 높임의 어미 '시'를 붙여 말씀하신다.

"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선생님의 설명을 이해하셨어요?

주체와 높임 '시'의 사용이 일치하지 않는, 비문에 대해 어느 날 나는 담임 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



존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높임말을 사용함으로써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존중받고, 또 다른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몸으로 익히도록 하기 위한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물건을 한 손으로 덥석 받는 아이에겐 "두 손으로 받아야지"하고 가르치시고 싸우는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미안해, 괜찮아"라는 말을 나누게 하신다. 마음과 다를 수 있는 말일지라도, 그 말이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결국은 순한 마음길로 가도록 한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또 , 여러 아이들이 한 아이를 몰아붙이듯 주장할 때면 선생님은 호랑이로 변해 호되게 꾸짖으셨다. 특정 아이들만을 겨냥하지 않고 전체 아이들에게 논리와 공감, 역지사지의 마음을 헤아리도록 하셨다. 그렇게 아이들은 바른 길을 배워 나갔다.



스승의 날 역시 5월에 있다. 올해는 학교에 '사랑의 우체통'이 마련되었다. 고마운 마음을 편지로 전하는 통로다.

"보고 싶고 고마운 분께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우체부 아저씨께서 그 주소로 보내주실 거예요.

친구에게도, 부모님께도, 영양사 선생님, 보건 선생님, 청소해 주시는 여사님께도 편지를 쓸 수 있어요. 물론 담임 선생님이나 교장, 교감 선생님께도 쓸 수 있고요."



나는 내가 돌보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를 도와 엄마, 아빠께 드리는 그림 편지와 방과 후 돌봄 선생님께 드리는 그림 편지 한 장을 완성하도록 하였다. 돌봄 선생님은 또박또박 쓴 글씨를 보고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셨다.



교육 현장은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감사의 달에 고마운 분들을 떠올리고, 마음을 전하게 하는 일은 분명 교육이 할 일이다. 올해는 '사랑의 우체통'이 그 중간 역할을 멋지게 해 주었다. 사랑의 우체통은 올해의 으뜸 아이디어상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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