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전해지는 만국 공통의 언어

by 수경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국어 시간에 ‘상황에 맞는 말하기’를 배운다. 상황에 맞는 말하기는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기초적인 의사소통의 예절과 공감 표현을 배우는 단원이다. 상황에 따라 언제,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고, 그 상황에 꼭 알맞은 말을 사용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아침에 학교로 오는 길에 친구를 만났을 때는,

“유정아, 안녕!”,

“안녕, 건우야!”,

“학교 가는 길에 너를 만나 기분이 참 좋아!”

“나도 기분이 좋아. 오늘도 우리 잘 놀자.”

이런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등굣길의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



필통에 지우개가 없어 꼭 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우개 좀 빌려줄 수 있어?”

“그래, 사용해도 좋아.”

공손한 말투로 부탁하자 짝꿍이 친절하게 지우개를 내밀어 건네준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상황, 미안함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 친구를 위로할 때 등 다양한 상황을 우리는 마주하며 살아간다. 예시를 곁들인 설명이 끝난 후, 다양한 상황을 나타내는 문장을 적은 카드를 담임 선생님께서 나누어 주셨다. 아이들은 짝꿍과 함께 자신이 받아 든 카드의 상황에 알맞도록 대화를 연습한다. 이어서 짝꿍끼리 한 팀을 이루어 교실 앞으로 나가 배우들처럼 상황극을 꾸미게 된다. 나는 내가 돌보는 아이와 한 팀을 이루어 작은 소리로 코칭을 하며 무사히 상황극을 마치게 되었다.


“나도 이 장난감으로 놀고 싶은데, 네가 계속 이 장난감으로 노니까 나는 놀 수가 없어서 속상해.”

“미안해. 다음부턴 안 그럴게. 너도 가지고 놀아.”

장난감을 독차지하는 아이와 대화하는 상황이다. 상황극이 아니라 해도 진심 어린 표정과 마음을 표현한 고요한 말을 들은 짝꿍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대의 진심 어린 마음을 읽게 된다.


“새치기하면 안 되는데... 우리도 그네를 타려고 아까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중이야. 너도 줄을 서면 좋겠어.”

“아, 그러니? 알겠어. 미안해. 나도 줄 설게.”

새치기하는 친구와 만나는 상황의 대화이다.


친구가 정성스럽게 만든 작품을 실수로 망가뜨린 상황에서도,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정말 미안해. 다시 완성하도록 내가 도와줄게.”

“망가져서 속상하지만 네가 사과하니 기분이 좋아졌어. 다시 만들면 되니까 괜찮아.”



카드에는 주로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다툼이 잘 일어나는 상황이 적혀 있다. 이때 다툼이 일어날 수 있고 누군가 속상한 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상대를 탓하거나 비난하기보다 그때의 솔직한 나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인사할 때는 밝은 표정과 또렷한 목소리를, 부탁할 때는 공손한 말투와 태도, 고맙고 미안할 때는 진심 어린 말과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


오늘 교실에서 연습한 대화법에는, 유명한 대화법인 ‘나 전달법’이 포함되어 인간관계의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나 전달법’은 아이들의 말하기를 넘어,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대화의 기술이다. 이 방법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나’를 주어로 하여 그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나의 기분과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상대를 비난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이 방어적이 되지 않고 감정을 공유하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배운 ‘상황에 맞는 말하기’를 나도 집에서 실천해 보았다.

“같이 산책 갈까?”

“아니, 피곤해.”

“나는 당신과 좋은 날씨에 산책을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속상하지만...”


이 대화법이 하루가 지난 후 효과를 발휘했다. 남편이 다음날 평소와 달리 일찍 귀가하였다.

“당신과 산책하려고 일찍 왔지. 저녁도 같이 먹고.”

화내지 않고 상대를 탓하지 않고 내 감정을 순하게 표현하는 일은 상대의 마음을 직이게 한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오늘도 나는 힘이 센 한 가지를 또 배우고 왔다.


#초등학교 #국어 #상황에맞는말하기 #나전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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