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게임 그리고 감사의 밤
조용하던 방에 전화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왔다. 수화기에 나타난 사람의 이름은 언 노운 (Unknown) 이라 기록되어 있어서 설마 하고 수회기를 들었다. 상대가 누군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용기를 가지고 헬 로라는 말로 상대에게 알렸다. 다행히 내가 걱정한 그런 대상이 아닌 콘도에 사는 잘 아는 앤 젤라 였다.
7 년전에 내가 이곳에 이사를 왔을 때 두번째로 만난 사람이다. 내가 수영을 하면서 물속에서 인사하고 자기소개로 알게 된 이 사람은 첫 만남에서 따뜻한 언어로 인사를 나눈 콘도 친구이다. 그런데 갑자기 저녁 초대라니 좀 당황했지만 거기에는 나름데로 이유가 있었다. 이곳에 이사를 온후 우연히 그녀에게 선물로 준 동양화 그림에 대한 감사를 만날 때마다 잊지 않고 전해준다. 콘도라는 건물속에 다민족이 함께 생활하면서 수십명의 얼굴들을 마주치고 인사하면서 얼굴을 익히고 친구가 되어간다. 이 여인은 이곳에서 만난 사람 중에 특이하게 감성이 풍부한 여성이란 느낌을 주어 언제나 인사 외에 더 많은 안부를 물어오는 여인이다.
무엇보다도 동양 그림이나 글에 대한 애찬가 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에게는 필요 없는 동양그림한점이 주인을 잃고 있을 때 새주인을 만나게 되어서 나는 한편 마음 한 부분에 있던 짐을 들게 되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어느때 만나도 그녀는 먼저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다. 이런저런 콘도 행사때마다 알게 된 그녀는 외적, 내적 지식과 감성이 넘치는 모습으로 언제나 친절하게 모두에게 미소의 인사를 건네는 소유자이다. 그녀 역시 혼자 살아가면서 하루하루를 자신의 삶에 맞도록 창조 하면서 매일의 시간을 즐기고 자기가 찾고자 하는 골동품, 각나라의 특이한 예술품이나 창작품들을 수집하고 , 그 나라들의 예술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골동품 소유자라라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우연히 나는 콘도에서 그녀가 이끄는 월요일 밤마다 특별 프로그램에 몇 번을 참석을 한 일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공부하고, 문학, 인류학, 신학등을 토론하는 그런 나눔 의 시간이었다. 그녀가 토론토대학에서 전공한 분야를 이 콘도에 사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진행하는 그런 인문학 토론 시간이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외모로는 여성으로서 엄청 큰 체구에 반나체의 의상을 평소에 입고 다니기에 선뜻 거부반응도 마음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풍부한 지식과 넉넉함이 그 모든 것을 다 안아주고 픈 인품의 소유자인 것을 알 고난 후에 그녀의 장점만 보게 되었다. 알면 알수록 가깝게 하고 픈 그런 사람인데 조건 없이 나에게 베풀고자 하는 그런 사람으로 다가온 콘도의 한 식구였다.
그날 초대에는 이 콘도 입주때부터 살아온 J 이란 유대인 총각 남자와 나를 초대했는데 그녀의 말이 참 인상깊었다. 오늘밤이 자기가 오랜 시간 벼르고 온계획이라 우리를 진심으로 대접하고자 한 그런 그녀의 의지가 엿보이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음식은 남의 손에 의해서 다 만들어진 맛있는 다 문화의 요리들이었다. 틔긴 닭과 라이스, 색다른 구성의 야채 샐러드와 와인으로 시작을 하고 그 다음에는 디저트와 티가 나왔다. 자기는 음식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를 위해서 이런 밤을 준비를 했으니 그 정성에 감사를 하면서 각자가 식사 전에 드리는 감사의 기도로 시작하였다.
음식과 테이블 장식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주었고 그녀의 방은 온통 각나라에서 수집해온 골동품과 선물로 받은 예술 품으로 장식을 해 놓았다. 또 그녀는 그 골동품들에 대한 설명에 여념이 없었다. 어둠의 그늘이 짙어 올 때 작은 촛불을 켜 놓고 서로의 얼굴이 보 일듯 말 듯하게 분의기를 만들어서 한층 대화의 분위기를 고층 시켰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이 콘도 이야기와 자기 삶의 이야기, 문학이야기 가 한창 꽃을 피울 때 그녀는 우리에게 또 새로운 것을 제시해 왔다. 그것은 희미한 등불아래서 각자가 생각나는 데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면서 백지와 펜을 안겨 주었다. 나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이라 좀 당황하였지만 그래도 손님으로서 주인의 뜻에 따라 무심한 상태에서 백지에 눈을 감은 채 손이가는데로 무의식 속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 빛으로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얼마 후 그리던 것을 멈추고 각자가 자기그림을 보면서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두사람의 그림은 그들의 그 순간의 생각을 모아서 그림으로 표현되었고 나의 그림은 사람의 얼굴모습을 그린 듯 하였는데 그게 한여인의 모습을 담았으니 자신도 어떻게 이런 그림이 나오게 되었는지. 각자가 자기그림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힘들었다. 다음은 그 그림에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색칠을 하라 했다. 나는 아주 연한 색을 선택해서 얼굴모양을 만들었는데 뜻밖에도 성모님의 모습 같은 여인의 얼굴로 나타나는 것을 보고 우리 뇌의 신비함을 또 경험하는 그런 밤이었다. 우리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도 이 그림에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는 것도 잠깐 스쳐갔다. 그렇게 우리는 마인드 개임을 했다. 그것으로 그 날밤은 충분히 즐거운 시간으로 채워 주었다. 그녀와 헤어짐의 인사는 몇 년을 구상한 밤을 오늘밤에 완성 시켰다는 행복한 웃음과 밤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저녁초대는 일생에 기억할 그런 저녁이 아니었을까! 내 그림의 감사 저녁인 듯 그녀의 만족한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오래 기억할 밤이라 생각을 했다.
2023년 9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