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만 먼저 말해도 중간은 간다

직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문법

by Gemtree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개인들, 그리고 조직 분위기, 문화에 따라서도 달라지긴 하지만 어딜 가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법이 있다면 '두괄식 커뮤니케이션'이다.

내가 만나 본 대부분의 상사들은 바쁘고 정신없고, 성격이 급한 편(?)이었다.

상사뿐만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냥 유튜브를 보더라도 배속재생으로 보지 않는지?

기껏 배속재생으로 돌려봤는데 결론이 없다면 그건 더 최악일 것이고.

상사에게 보고를 할 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진행상황이든, 의사 결정 사항이 필요한 상황이든 그 어떤 상황이건 간에 결론부터 말하면 중간은 간다.



사실 나는 TMT에 TMI인 성향이 있다. 회사에서 이 성향이 도움이 될 때란?

거래처, 회사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할 때 소소하고 다정한(?) 스몰톡을 할 때 즐겁다. 할 말이 늘 많아서 어색하지 않은 편. 친화력을 발휘하기 나쁘지 않다. 영업직군이라면 더 좋은 것 같고.

후배들이 자세한 디렉션이나 조언을 구할 때도 나쁘지 않은 편. (단, 그것을 원하는 후배들에게만)

그리고 최근에 느끼는 건, chat GPT를 포함해 AI를 활용할 때, 지시사항뿐만 아니라 지시사항에 대한 배경과 맥락, 구체적인 가이드를 함께 묶어서 프롬프트를 작성할 때 도움 되는 정도?

(이것을 생각보다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꽤 있더라.)


그런데 대부분의 업무적인 상황의 경우, 특히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좋지 않다.

chat GPT가 아닌 사람에게 TMT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렇게 구구절절 길게 말했다간, 상대방의 집중력이 흐려지고 있는 표정을 실시간으로 볼 것이다. 습관성으로 회의를 길게 하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고, 지나치게 단답식으로 간결하게 말수가 너무 적은 것도 안된다. 특히 협업할 때, 상대방도 적당하게 충분한 정보를 공급받아야 원활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내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어딘가 분명하지 않은 정보가 있다면 일도 커뮤니케이션도 두 번, 세 번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그럼 적당한 정보를 조리 있게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두괄식으로 먼저 결론을 말해주고 그 근거나 배경, 목적, 기대효과, 장애물, 대책 등등 많은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대부분 문제는 없다.

대부분의 상사들에게는 하나가 더 필요하긴 하다. 그래서 상사가 뭘 해줬으면 좋겠는지? 에 대한 것이다.

단순히 팩트들과 의견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은 이래서 결론내면 이러한 대처가 필요하다. 단순 선조치 후보고인 문제인지, 아니면 그 필요한 조치를 위해 상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하는지, 이 상황과 조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달라는 건지, 팔로우업을 위한 확인을 했으면 좋겠다는 건지 등등...

나름대로 조리 있게 정리해서 보고 드렸는데 상사가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특히 성격이 급한 상사라면 더더욱 결론과 더불어서 상사에게 보고를 드리는 목적부터 꼭 먼저 말해야 나도, 상사도 해피할 터.




서면 커뮤니케이션은 다를까? 바쁜 사회에 구구절절 메일은 더욱 괴롭다.

마찬가지로 일목요연하게 항목을 정리해서 써보도록 하자. 그리고 메일 제목과 인사말 바로 뒤에 오는 문장부터 어떤 아젠다로 메일을 보냈는지 구두보다도 더 두괄식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구두 커뮤니케이션보다 길이의 제약이 더 생긴다.

너무 길어지면 그 메일을 열어본 즉시, 각 잡고 정독해야 할 것 같고, 두 번은 읽어봐야 할 것 같고 등등의 부담감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정독하면서 읽는 직장인이 있을까?)

결과 보고나 경위와 과정 및 대책 보고, 제안, 안내 등 같이 할 얘기가 너무 많다면? 메일 본문에 간단하게 요약만 하고 첨부파일로 붙이자.

첨부된 파일도 물론 너무 방대하면 읽는 사람이 쉬이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작성한 사람만 고생하는 일이 생긴다.


그나마 대면으로 커뮤니케이션할 때, 보고하는 자리가 아닌 이상, 조금은 덜 구조화되어도, 조금은 더 길어도 용인되는 것 같다.

스몰톡이나 쿠션어도 들어가고. 맥락이나 자세한 상황이나 경위, 과정 설명 등이 포함되기도 하고, 그런 긴 설명(?)을 요청받는 상황도 온다. 가끔은 업무에서 벗어난 얘기들도 하게 되기도 하고…

그러나 어느 때든, 적당한 말 길이의 선, 상대방의 이해를 돕는 적당한 ‘구조화’는 어디서든 필수다.

일 잘하는 사람은 메일이나 커뮤니케이션할 때부터 이미 느껴지게 되어 있다.

일 잘하기,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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