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일어서려 하는가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지 않게

by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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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회복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너무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뭔가를 완전히 극복하고,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

그게 ‘회복’이라면 나는 아직 그 어디쯤에도 닿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최소한 나 자신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나를 위한 싸움이자, 동시에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 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바꿔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한 건,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거였다.

늘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살았지만 사실은 매일 밤 울었고, 외로웠고, 불안했다.


더 이상 그런 감정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인정하기만 해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글로 나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조차도 내 감정을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쓰다 보니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의 형태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아, 나는 이렇게 아팠구나’

‘나는 이렇게 후회했구나’ 하고.


글을 쓰는 건 마치 마음의 환기를 하는 것 같았다.

마음 안쪽 깊이 쌓인 먼지를 한 줌씩 털어내는 기분.

그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해방감도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마음속의 진짜 나와 마주하기 시작했다.

또 하나 바꿔보려 했던 건, ‘작은 실행’들이었다.

나는 늘 거대한 목표만 세워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언젠가 성공할 거야”,

“언젠가 미국에 다시 갈 거야”

그런 ‘언젠가’는 결국 내 하루하루를 앗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 대신 ‘오늘’을 살기로 했다.

하루에 한 장이라도 책을 읽어보고, 조금이라도 글을 써보고, 단 10분이라도 영어 기사를 읽는 것.


그렇게 아주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게 정말 말도 안 되게 사소한 것이라도, 그날의 나는 조금은 덜 후회한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무너질 때가 있다. 여전히 그 사람을 떠올리며 밤에 울기도 하고,

과거의 나를 책망하며 하루를 망치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의 나는 그런 날들만 있었고, 지금의 나는 그런 날들 사이에 ‘버티는 날들’도 있다.


이건 나에게 꽤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을 하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의 나는 스스로를 자주 미워했다.

무능하고, 게으르고, 겁 많다고.

그런데 지금은 조금은 다르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런 나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나를 돌보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는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나를 위해서라는 걸 이제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정말 언젠가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고마웠어”


그 말을 꺼낼 수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내가 걸어온 모든 불안과 후회, 그 지난 시간들이 조금은 의미 있어질 것 같다.


회복은 찬란하지 않다.

눈부신 변화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다만 아주 조용히,

가라앉았던 마음이 미세하게 떠오르는 일.

그게 바로 회복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나는 그 조용한 일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오늘도 여전히 흔들리고, 내일도 또 무너질 수 있지만,

나는 이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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