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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비 Apr 30. 2023

<인피니트 에이크>를 보고

수많은 순간을 함께 한 시간, 사랑

“인피니트 에이크”

제목만을 직역한다면 무한대의 고통인데, 삶이 고통의 연속이라는 점에서는 관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 극이 삶은 고통이라고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동안에 끝없이 펼쳐진 고통의 시간을 함께 한 사람과의 작은 순간들, 그 순간들이 모여 아름다운 생을 이룬다고 말한다.


<인피니트 에이크>는 호프와 찰스가 처음 만나 연애를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결혼, 출산, 아이의 죽음, 또다른 아이의 탄생, 이혼, 재결합, 그리고 사별까지의 순간을 100분동안 풀어내는 이야기다.

족히 50년이 넘는 세월을 빠르게 전개하는 극인데, 전환이 빨라 지루할 틈이 없다.


짧은 시간동안 한 연인의 세월을 보는데,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삶을 관조하게 된다.

고통스러운 순간을 직면하면 다들 알겠지만, 심적으로 극심하여 나의 모든 시간을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통이 영원처럼 여겨진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다. 아이를 잃은 슬픔은 사람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도 그 순간은 영원할 것 같다.

사랑하지만서도 그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 하겠는 순간 역시 영원할 것 같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

인생을 멀리서 본다면 고통도, 슬픔도, 사랑도, 이해하지 못 하겠는 마음도,

우리 삶의 순간으로 지나쳐간다.

그 순간들은 단순히 지나쳐가며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그렇다면 진짜 사랑은 무엇일까.


찰스가 호프와의 사별의 순간에 묻는다.

“자기는 나를 사랑해?”


호프는 대답한다.

“정말 많은 작은 순간들이 있어.

만약에 당신이 그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모아 둔다면, 당신을 알거야. 알 수 있을거야.”


그 많은 고통, 슬픔, 모든 순간들을 함께 한 시간,

그 시간만이 사랑을 말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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