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어서 무기력할 때 뭐하면서 보내는지 공유해주라
갑자기 버블티 이야기
오늘은 날씨가 조금 쌀쌀해진 것이 버블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을이 가까워질 때면 지하철 역 카페에서 따뜻한 버블티를 손에 들고 출근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였다. 가끔씩 밥을 먹고 싶은 만큼 배가 고프지 않을 때도, 배가 부르지만 단 맛으로 당 충전을 극대화하고 싶을 때도 버블티를 찾았다. 카페인을 잘 못 마시는 내게 버블티는 최애 메뉴가 되었다.
중국에 출장을 갔을 때도 1일 1일 버블티 투어를 했던 기억도 난다. 하루는 버블티를 주문하다 진열대 위에 놓인 푸딩을 발견하곤 숙소에서 먹으려고 함께 구매했다. 기다림 끝에 받은 포장을 보니 주문한 푸딩이 없는 게 아닌가. 점원에게 푸딩 이야기를 하려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버블티 안에 표류하는 푸딩을 발견했다. 손바닥 만한 푸딩이 토핑일 줄이야. 말릴 틈도 없이 순간 일어난 일이지만 다행인지 푸딩과 버블티는 꽤 괜찮은 조합이었다. 그때 퇴근길에 마신 달달함의 극치인 푸딩 버블티의 맛은 아직도 맴도는 듯하다.
집에서도 버블티가 마시고 싶었던 이야기
어느 날 문득 버블티가 마시고 있었는데 동네 주변에는 버블티 가게가 없었다. 따뜻한 버블티는 배달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더 마시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때 마침 홍차 가루를 선물 받은 게 시작점이었다. 홍차를 몇 번 만들어 마셨고, 그다음엔 우연히 소량으로 판매하는 타피오카 펄 제품을 발견했다. 손이 여러 번 가는 메뉴지만 만드는 과정도 손에 익으면 하나의 리추얼처럼 몸에 배어 평화로움이 따라온다. (여유가 없는 타이밍이면 버블티를 만들 생각조차도 들지 않기 때문일까)
먼저 홍차를 만든다. 뜨겁게 끓인 물 약간에 홍차 가루를 풀어내고 이를 따뜻한 우유 위에 붓는다. 그리고 그 안에 따뜻한 타피오카 펄을 넣으면 5분 수제 버블티 완성.
처음에는 결국 버블티를 집에서 만들어 마시게 되다니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오늘은 점심밥 대신 수제 버블티를 마신 덕분에 무거운 몸을 깨웠다. 가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