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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e Yang Sep 19. 2018

디자인씽킹, 논어를 만나다 (1편)

인간중심의 혁신(Human Centered Innovation)에 대해서


 디자인씽킹은 혁신의 방법론이 아니다.


 실리콘밸리 스탠포드대학에서 시작된 디자인씽킹은 전세계 곳곳에서 혁신의 방법론으로 각광받으며 그 활용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혁신을 만들어 내는 프로세스로 잘 알려진 디자인씽킹은 사실 방법론이 아니다. 스탠포드 디스쿨의 방법론, 세계적인 디자인회사인 IDEO에서 얘기하는 방법론, SAP, IBM, Oracle에서 이야기 하는 방법론 등, 디자인씽킹을 이야기하는 그 방법론은 실행 주체에 따라 각기 조금씩 다르다. [1] 디자인씽킹을 소개하는 많은 곳에서는 그들의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으며, 조금 더 진보적인 곳에서는 디자인씽킹을 잘 내재화한 혁신의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디자인씽킹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그 속에 숨어 있는 디자인씽킹의 혁신 철학이다. 앞서 소개한 다양한 곳에서의 방법론들은 각기 조금씩 다르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혁신의 철학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디자인씽킹의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본질인 디자인씽킹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씽킹을 접해본 많은 사람들은 그 혁신의 철학이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혹자는 기존의 것과 다르지 않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얘기를 해서, 디자인씽킹에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맞다. 디자인씽킹이 특별한 프로세스, 방법론이 아님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 철학을 제대로 확인해보면 기존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부분, 쉽게 간과하던 부분을 다시금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강점인 동양의 철학과 비교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디자인씽킹의 철학과 동양의 사상이 많이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디자인씽킹의 방법론이 아닌 그것의 본질을 이해하고, 우리에게 맞는 철학과 방법론으로 재탄생 시킬 때, 비로써 제대로 된 혁신을 만들어 낼 준비가 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몇 편에 걸쳐 디자인씽킹의 철학을 확인해 보고, 그 사상과 동양의 철학이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특히, 대표적인 동양의 사상인 '논어'를 그 핵심축으로 해서, 디자인씽킹의 철학과 논어와의 연결고리를 찾아 보도록 하겠다.



"Human-Centered Innovation"


 디자인씽킹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은 바로 '인간중심'이다. 혁신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에서 혁신이 시작된다고 얘기한다. 디자인씽킹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중심은 단순한 고객 중심의 생각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디자인씽킹에서는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에서 3가지 관점을 확인하다. 첫번째, 고객의 관점에서 Real Problem을 찾는 것이고, 두번째,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Valuable Problem을 찾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혁신가의 입장에서 Inspiring Problem을 찾는 것이다. [2]


 디자인씽킹은 문제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사용자에게도 집중하고, 문제해결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해관계자에게도 집중한다. 그리고 그 전과정을 이끌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는 혁신가에게도 집중한다. 짐콜린스는 경영학 필독서인 'Good to Great'에서 플라이휠을 돌리기 위해서는 그 버스에 적합한 사람을 태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3] 디자인씽킹에서도 마찬가지로 혁신가의 입장에서 Inspiring한지는 혁신을 시작하기 위해서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디자인씽킹은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서 고객의 관점, 혁신가의 관점, 이해관계자의 관점을 모두 고려하여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것을 위해서 디자인씽킹은 이 모든 연관된 사람들과의 공감을 혁신의 시작점에 두고, 고객 공감, 혁신가의 Self 공감, 이해관계자의 공감을 올바른 문제를 정의하기 위한 중요 키워드로 정의하였다. [4]


 이와 같은 인간 중심의 사고는 논어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논어의 핵심 철학이 바로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논어 그 자체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에 대해서 바로 알 것을 얘기한 문장을 알아보자. 논어의 위정편에서 공자의 제자 자로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5] 즉,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 진정한 앎이라고 하였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디자인씽킹의 자신을 제대로 공감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앎에서 바로 혁신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다.


"Know yourself"  - 소크라테스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자왈: "유! 회여지지호?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출처 : 논어 위정편



 이번에는 논어에서 디자인씽킹의 공감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담겨있는 편을 찾아보자. 논어의 위령공편에서는 자공이 공자에게 "평생토록 실행할 만한 말 한마디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공자는 "아마도 '서(恕)'이리라.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라" 하였다. [6] 공자가 얘기한 '서'는 논어의 핵심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을 남이나 경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에서 보는 중용의 철학이 바로 '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용서할 '서(恕)'를 풀어보면, '같을 여(如)'에 '마음 심(心)'이 합쳐저서 만들어진 글자다. 이는 나와 남을 같이 여기는 마음. 즉 ‘공감’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논어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핵심 철학이 디자인씽킹이 이야기하는 공감의 사상과 일맥 상통 한다고 할 수 있다.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자공문왈: "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자왈: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

출처 : 논어 위령공편


 이제까지 우리는 디자인씽킹의 핵심 철학인 '인간중심'에 대해서 알아 보았고, 그것이 기존의 것과 무엇이 다른지 확인해 보았다. 또한, 공자의 논어를 통해서 디자인씽킹의 '인간중심' 철학과 연결고리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디자인씽킹의 두번째 철학인 '창조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에 대해서 알아보고, 논어에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 Do First & Think Hard.



출처

[1] 채이식 PhD,  Design Thinking 창의적 프로세스인가, 네이버블로그, 2011.3  
[2] GenieYang, 디자인씽킹의 올바른 문제찾기, brunch, 2016.9
[3] 짐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2001.1  
[4] GenieYang, 공감하면 동감하고, 감동하면 행동한다, brunch, 2016.7
[5] 공자, 논어 위정편 2-17, 네이버 지식백과  
[6] 공자, 논어 위령공편 15-24,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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