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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Jan 01. 2022

바디 프로필의 N가지 효능

요즘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이 무작정 찍다 보니 부작용도 많은 모양이다. 요즘 내 눈에 보이는 글이나 미디어에서는 자꾸 바디 프로필의 부작용에 대해서만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동안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 사람으로서 괜히 심술이 나 바디 프로필을 옹호해 보고자 한다. 


1. 운동의 동기부여 


2017년 정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주로 친구들이랑 구기 종목을 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춘천에서 공익근무를 하고 있었다. 남는 조금의 개인 시간 동안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춘천에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남들과 다른 시간에 근무를 했던 터라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했었다. 처음 헬스장을 갔을 때 벤치프레스 20kg를 들지 못해 설명해주시던 트레이너님의 당황한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했던 웨이트, 용케 지금까지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중간중간 pt도 여러 번 받았고, 그래도 워낙 운동을 좋아해 찔끔찔끔 몸이 좋아지기는 했다. 그러나 운동이 나의 업이 아니기에 혼자 운동을 할 때는 12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11개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곤 했던 것 같다. 또한 결국 시험기간이 되거나 논문을 작성하거나 책을 써야 하는 기간 - 삶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부분- 에는 운동에 그렇게 많은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으니 운동에 쏟게 되는 정성이 달랐다. 이걸 한번 더 하게 되면 조금이라도 몸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느껴졌다. 시험기간이나 과제가 있는 날에도 운동을 하러 가게 되었다. 이건 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바빠지면 운동과 먹는 것을 게을리하고, 눈앞에 닥쳐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바쁘더라도 운동을 집중해서 하고, 개운한 정신으로 해야 할 일을 하니 오히려 스트레스도 감소하고 할 일들의 효율성도 증가했다. 

그리고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 덕분에 약 9개월 동안 59.7kg에서 67.9kg로 증량에 성공했고, 인바디 점수도 68점에서 80점이 되었다. 


바디 프로필이라는 목표를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여, 육체적 정신적으로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었다. 


2. 오히려 건강하게 먹게 된다. 


바디 프로필을 찍게 되면 아무래도 대부분의 경우 다이어트를 굉장히 강한 강도로 진행한다. 그러한 점이 아마 대부분의 사람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바디 프로필을 찍었을 때 예쁜 체지방량(8% 정도는 되어야 그래도 복근이 잘 보인다고 하더라.) 은 장기적으로 절대 건강한 양이 아니다. 


그러나 나의 경우 운이 좋게도 몸에 체지방이 많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경우 특별히 엄청나게 강도 있는 다이어트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과자, 탄산음료, 사탕, 초콜릿, 주스, 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 정도만 거리를 멀리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외에 일반적으로 먹을 있는 음식은 열심히 먹고, 단백질을 추가로 열심히 섭취하며, 하루에 한 끼 이상은 샐러드를 먹었으며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굳이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지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이 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내가 먹는 하나하나가 나의 몸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을 하니 최대한 건강한 음식만 먹게 되었다. (물론 나의 경우 굉장히 특이한 경우다. 바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의 대부분의 식단이 건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예쁜 몸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3.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나의 경우 아래처럼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바디 프로필을 찍었다. (참고로 이때는 아주 잠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었던 시기다.) 

요즘 같이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와 유대감을 느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영국에서는 외로움 관련한 장관까지 만들었다고 하니, 이제 외로움이라는 것은 실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직접 운동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서로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그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을 때 함께 고민을 나누는 그룹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위안을 준다. 


그래서 이 사람들과 함께 바디 프로필을 준비할 때 많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고,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었다. 


4. 재밌고, 삶의 목표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매일 운동을 하고 내 몸이 좋아지는 것을 보는 과정이 즐거웠다.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름대로 자세를 취해보면서 나름대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대학원에 들어가고 많이 힘들었다. 삶의 충만감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들도 사실 제법 많았던 것 같다. 연구와 공부에 권태에 빠져있을 때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돌아오면 그래도 다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바디 프로필을 찍고, 그를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단백질을 먹는 것은 내가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잘 들리지 않던 무게가 들리고, 잘 나오지 않던 자세가 나오고, 인바디를 체크해서 근육량이 늘고 몸무게가 느는 것을 보면 정말 행복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신 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내게는 바디 프로필이라는 좋은 도구가 있었고, 나는 그 도구를 열심히 다방면으로 활용해서 최대한 행복해지려고 노력했다.  



지나치게 짧은 시간에 과한 다이어트를 해서 부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 지나치게 식스팩에 집착하여 식스팩이 모든 것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곤란할 수 있다. 그러나 바디 프로필은 충분히 내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다. 내 몸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고, 더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며, 함께하는 사람과 유대감을 느끼고, 충분히 행복함을 줄 수 도 있는, 활용하기에 따라 아주 유용할 수도 있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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