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미남 Oct 22. 2022

[한 컷 일기] 내 스타일 아닌데



그렇습니다. 사랑해 마지않는 내 남편이 내 스타일이 아닌 건

당사자인 제 남편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딸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 남편은 그야말로,

"너무 별로"였습니다.


저는 이성을 볼 때 키가 큰 편이 좋았고, 어깨가 넓고 체격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했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 잘생기진 않아도 어딘가 묘한 매력이 넘치는

쌍꺼풀 없는 남자가 제 이상형이었어요.

심지어 두어 살 이상의 연상은 심지어 너무나 싫었습니다


남편은 그야말로 정반대입니다.

저와 나이 차이만 열한 살이 나고요.

그렇다고 잘 생긴 건 또 아닙니다.(아무리 사랑해도 객관화는 확실합니다 네)

키도 작고, 어깨도 가녀립니다.

15년째 체형 변화 없이 늘씬하고요.

그렇다고 잘 생긴 건 또 아닙니다.(아무리 사랑해도 객관화는 확실합니다 네)

제가 거의 모든 시간을 남편과 보내며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둘이 노래방은 절대 가지 않습니다. 가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딱 한번 같이 가봤거든요^^

그나마 쌍꺼풀 없는 것 하나 위안 삼으며 살았는데

이젠 나이가 드니 양쪽 눈에 짙은 쌍꺼풀까지 생겨버렸지요.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죠?

이상형은 이상형이고, 남편은 남편입니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모든 점을 다 갖고 있는 남편이지만

지금은 세상에서 내 남편이 제일 멋있어 보입니다.

게다가 제가 너무 좋아합니다. 약도 없고 답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뭐가 문제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건 신의 농간인 것 같네요.



작가의 이전글 [한 컷 일기] 나의 세헤라자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