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사회자가 말하는 최고의 결혼식?!

예식에도 정답이 있나요?

by 허성현

쇼호스트이지만 주말엔 결혼식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결혼도 했고, 주말에는 누구보다 많은 예식을 경험하는 입장에서 오늘은 성공적인 결혼식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한다. (조금은 주제넘게.. 재미로만 봐주세요)




짧은 러닝타임은 결혼식의 변치 않는 미덕이다. 다양한 종류의 예식이 있지만 보통의 예식이라면 너무 길지 않은 것이 좋다. 즐겁고 화려한 예식 모두 좋다. 하지만 식순이 필요이상 길어지면 지루해하는 하객의 표정, 슬슬 일어나는 하객의 움직임이 사회자에겐 보인다. 주말 귀한 시간을 써서 방문한 만큼 보통 30분 내외로는 예식시간을 맞추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하객에게도 좋지만 신랑, 신부에게도 좋다. 컨벤션 특성상 60분~90분 내외의 시간 안에 예식을 마치고 정리를 해야 한다. 이후 사진촬영을 생각하면 더더욱 할당된 시간 내에서 예식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가끔 뒷 예식 하객이 5분 전까지도 못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정말로)


꼭 전문사회자와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다. (저를 필요로 한다면 이 경우는 전문사회자가 함께하는 게 좋긴 합니다ㅎㅎ;;) 개인적으로는 비전문가인 친구가 사회를 봐주었고, 당연히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설퍼도 그렇게 어설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내가 믿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내 결혼을 위해 사회를 봐줬다는 사실. 나는 그게 기뻤다. 노래를 못하는 신랑이 진심 어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면 축가가수 섭외가 필요 없는 것과 같다. 남의 결혼이 아닌 내 결혼인 만큼 소중한 친구가 있다면 당연히 사회를 맡겨라! 다만 조금만 아주 조금만 공부하면 (사실 이것도 안 해도 됨) 신랑 신부 입장에서는 더 자연스러운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가능하다면 드레스 정리 타이밍 등만 살짝 인지해서 천천히 진행하면 더없이 좋다. 11월엔 고등학교 친구의 결혼식 사회를 맡게 되었는데, 사회자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너 복 받은 거야!!


신랑, 신부 입장곡 & 행진곡 정도는 직접 고르고 간단한 편집을 할 수 있다면 좋다. 요즘은 타이밍 입장이라고 음악의 전주가 흐르면 멘트를 하다가 하이라이트에 맞춰 "입장!"을 외치는 입장, 행진이 대세이다. 하지만 소신발언을 하자면 꼭 그게 더 멋지지 않다. SNS로 볼 때만 그래 보인다. 처음부터 하이라이트가 나오게 편집을 하고, "입장!", "행진!" 구호에 맞춰 음악을 틀면 충분하다. 식 중 가장 중요한 세 개의 식순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면 분위기도 살고 자기 만족도도 높다. 개인적으로는 식장의 기본 음원도 너무 훌륭하다 생각하나, 이왕이면 최근에는 세련된 음악이 많으니 조금 투자해 보는 것도 좋다. (나는 기본 음원으로 결혼했다! 클래식은 어디 안 간다) 동료 사회자들도 기본 음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편인데, 한 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얼마나 좋으면 기본 음원 이겠어요!!" 공감한다.


길게 써 내려가긴 했지만 사실 진짜 비결은 따로 있다. 하객이 불편하거나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 결혼을 하고 나면 공감한다. 막상 내 결혼도 기억이 안 나는데, 남들은 한 달 도 기억하기 힘들다. "누가 이렇게 했다.", "요즘엔 이런 게 멋이더라." 보다는 그냥 내가 원하는 데로 하는 게 최고라 생각한다.




이건 진짜 영업비밀인데 아내한테 한번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예식 갔다 오면 제일 기분 좋은 줄 알아?"


"유명한 00 호텔 예식? 비싸기로 유명한 거기 예식장?"


"아니 장소도 식순도 상관없어. 가끔 신랑, 신부가 유독 밝고, 오는 하객들이 다 즐거워 보이는 예식이 있어. 그냥 그분들이 평생을 잘 살아온 거야. 그게 최고야. 그런 결혼은 "위치가 어때?" "여기는 식장이 어때?" 이런 말이 절대 안 나와. 그냥 다 하하호호야. 그니까 사실 예쁜 예식은 두 사람한테서 이미 시작된 거야."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두 사람이 부부로써 하나 되는 결혼. 모든 결혼식은 특별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예비 신랑, 신부님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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