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생기면 어때?

3000만큼 행복해!

by 허성현

결혼을 하면 주변에서 꼭 묻고는 한다. “결혼하면 어때?”


이 복잡한 질문에 나는 “나는 하는 게 더 좋더라.” 정도로 답했던 것 같다.


결혼에 이어 아이를 가지게 되니 이번엔 또 이렇게 묻는다. “아이가 생기면 어때?”


이 또한 딱 한마디로 대답하기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 지극히 내 기준에서 대답해 본다.




우선, 아이와 함께한다는 건 나에게 있어 어쩌면 태어나 처음으로 ‘나보다 소중한 무언가’를 가지는 경험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로 나보다 더 소중한 건 그렇게 많지 않다. 아이를 바라볼 때는, 내가 지금껏 세상의 그 무엇을 볼 때와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게 유전적인 이유이건, 자식을 향한 사랑이 원래 그런 것이건 간에, 인생에서 ‘나보다 더 소중한 것을 만나는 경험’은 귀하다.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해’였던 삶의 태도가, ‘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을 가진 사람’의 태도로 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강렬한 경험 이후 삶을 보는 프레임이 바뀌곤 한다. 나에게는 이준이가 그런 경험이었다. ‘딱 이거다’ 하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을 하기에 앞서 이준이를 생각해보고는 한다.


두 번째로, 나에게 아이와 함께하는 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는 덜 힘들다는 점이다. “많이 힘들지?”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보통 이렇게 말한다. “언제는 안 힘들었나?” 취업 준비생 시절, 나는 정말 힘들었다. 그때마다 친구들이 모여 술자리에서, 누가 누가 더 힘든가 자조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스타트업 재직 시절, 버스가 끊기고 퇴근한 적이 수두룩했고, 첫차를 타고 출근하던 그 시절의 힘듦을 나는 잊을 수 없다. 회사를 그만두고 꿈을 좇는 지금은 어떠한가. 말 그대로 1년 정도 나는 정말 지옥을 보았다. 보통, 삶은 다 힘들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 조금 더 바빠진 건 맞지만, 더 힘든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 번째, “그렇게 행복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다. 이 질문의 답은 명확한데, 적어도 나는 그렇게 행복하다. 손에 쥐면 부서질 것 같았던 신생아 시절에도 그랬고, 얼굴은 큰데 팔다리는 얇고 짧은 너를 보는 지금도 그렇다. 영화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의 딸은 아빠에게 ‘3000만큼’ 사랑한다고 말한다. 아마 아이가 생각한 가장 큰 단위가 ‘3000’이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무언가만큼, 아이와 함께할 때 행복하다.




물론, 육아는 절대 장밋빛 꽃길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말이다.


좋고 밝은 것만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건 어딘가 정말로 잘못된 것일 확률이 높다.


늘어난 집안일과 설거지, 한 번씩 올라오는 분노.


엄마는 내게 말했다. “아이를 키우는 건, 모두가 부처가 되어가는 과정이야.” 그러곤 비웃는 듯한 웃음으로, 지금도 나를 보며 놀린다.


가끔씩 보게 되는 통장 잔고와 생계에 대한 고민, 타인과의 끝없는 비교와 질투 때로는 부부의 가치관이 달라 부딪히는 일상. 언젠가는 아이의 교육과, 교우관계로 힘들어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땅의 모든 부모가 그렇듯, 가족이 생기고 함께 해가는 과정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잘 이겨내 갈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엄빠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하루하루 꽃 피워갈 어린 너희들을 응원한다.


행복한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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