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하진 않더라
지난 11월 30일 퇴사했다.
오전에 회사에 사람들과 인사하고 나왔다.
명목상 내 퇴사의 이유는 건강이다. 정말이기도 하다.
당일 점심 뵙고 싶었던 취재원을 만났다.
"하 기자는 열려있어서 다른데서도 잘 할 거야"
고맙게도 그는 이렇게 말해줬다.
바로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이 있다고 하면서 다음에
자리 잡게 되면 와인 한잔 하자고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러한 분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
기자 일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 회사를 다니게 될 때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가여워졌다.
주말마다 책장 위에 노트북을 두고 기사를 쓰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또 감성적으로 처리해버린 걸까.
그런 생각도 든다.
인간이 원래 감성적인 동물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하기도 했다.
어찌 됐든 나는 '퇴사'를 선택했고,
현재 2주 가까이나 되는 시간을 나름대로 보내고 있다.
지난주 목요일에는 언론사 면접을 세 군데 보기도 했다.
모두 내가 원하는 연봉, 지난 회사보다 많이 주는 곳이 없더라.
내가 실수를 한 걸까.
생각을 많이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다시 내 선택에 감내하면서 살아가자.
정답은 원래 없는 것 같아.
*요즘 아침 운동을 가장해 한 시간 정도 집 근처 공원에서 걷고 있다. 해가 떠오르는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