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세 번째 책 / 부동산 투자 사이클 / 김영기,이재범
1.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정책위의장인데 지난 4월에 한국은행으로부터 자료를 받아서 연령대별로 DSR(총부채상환비율)과 LTI(소득대비대출비욜) 자료를 공개했다. 일단 전체 2021년 기준 DSR 평균은 37.1%이고 LTI 평균은 238% 였다. 쉽게 말하면 대한민국 가계가 연 소득 대비 갚아야 하는 부채 2.4배이고 매월 소득의 37%를 부채와 이자를 상환하는데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세전소득과 가처분소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수준이다. 고려했다면 아마도 더 심각한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 2030 세대만 골라서 보면 심각하다. 장혜영 국회의원의 자료와 2020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연령별, 소득구간별)을 대입해서 보면 20대는 매월 299만 원을 벌어서 원금과 이자로 66만 원을 갚고, 30대는 매월 344만 원을 벌어서 원금과 이자로 142만 원을 상환한다. 게다가 DSR에는 전세자금 대출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를 반영했다면 부채 부담 상황은 더 어렵다.
2.
Covid-19 팬데믹 이후에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민간과 가계에 뿌린 유동성 덕분에 주식, 채권 및 부동산 시장이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에 팬데믹 기간에 가계를 보호하기 위해 뿌려진 돈이 어마어마하다. Care Act / Pendemic Stimulus Check / Rescue Plan(일종의 재난지원금), Payback Protection Program(급여 보장), Umployement Benefit(실업급여), other debt forgiveness(기타 부채탕감) 등에서 대충 어림잡아도 5~6조 달러 이상의 돈이 2년 동안 뿌려졌다. 결국 미국의 집값은 2020년 5월 이후부터 2022년 2월에 30년 모기지 채권금리가 2배 이상 오를 때까지 집값은 계속 올랐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의 하락은 5월에 가시적으로 보이더니 6월부터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뉴질랜드, 체코, 헝가리, 호주,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등의 글로벌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글로벌 부동산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3.
전 세계의 중앙은행 등이 긴축을 하고 있다. 동시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면 모두의 소비가 줄어든다. 소비가 줄면 상품과 용역의 가격은 하락한다. 결국 모두의 긴축은 침체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지금은 외화 단기 대출의 높은 금리의 레버리지로 자산을 투자한 사람은 이제 점점 버틸 수가 없다.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없다면 말이다. 결국, 빚쟁이들로부터 추가 담보를 요구받거나 헐값에 강제 매매당할 수밖에 없고, 남은 대출은 꼬리처럼 따라다닌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이란 부동산만 지칭하지 않는다. 채권, 주식, 파생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모두가 똑같이 엄청난 유동성에 취해서 비틀거렸으니 바닥에 고꾸라져 머리를 다치지 않으려면 멈춰야 한다. 그래서 지금 글로벌 부동산들이 반복되는 자이언트 금리인상 때문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빚을 빚으로 갚지 못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결국 부동산의 수요공급의 논리 위에 있는 것은 유동성이다.
4.
이러한 글로벌 부동산 동조화 현상과 부동산 하락 상황을 설명한 책이 있다. 2018년에 출간된 책인데 당시에는 큰 환영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부동산 갭투자가 매우 활발하던 시기에 버블이 온다는 책을 좋아할 리가 만무했으므로. 또한 당시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메커니즘으로 주택매매심리, 주택의 수급, 미분양, 정부 정책(세금/금융 등)이라고 설명하는 시기였으므로 금리와 유동성은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의 글로벌 부동산 동조화 (하락) 현상을 설명하는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금융이 어떻게 부동산을 금융화 시켰는지, 금리와 유동성과 관계가 어떻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지, 그림자 대출기관(비핵심 대출기관)이 어떻게 규제 밖에 사업이 가능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이 어떻게 부동산 투자 사이클을 만드는지 말이다. 특히 2030이라면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지금 읽어야 다음 사이클에 대비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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