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이번 장르는 로코 에필로그 및 작가 후기

(10) 겨울의 이번 장르는 로코이고, 작가의 이번 생 장르는 러브입니다

by 라화랑

에필로그.



[신랑이랑 신부가 둘 다 교사라며?]


[그럼 학교에서 만났대?]


[아니 아니, 대학교에서부터 뭐 동아리 선후배였다는데?]


[뭐어? 그럼 아주 오래 사귀었나 보네.]


[근데 또 그건 아니라네? 그 왜 있잖아. 오랜만에 만났더니 남자가 다 되어있더라, 뭐 그런 스토리. 둘이 한 직장에서 또 2년 동료로 지내다가 갑자기 벼락맞았는지, 원, 결혼할 때가 다 됐는지, 갑자기 사귀더니 6개월 만에 결혼식 한다잖아.]


[...속도 위반이래?]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래. 그냥 지들끼리 빨리 같이 살고 싶다나. 어차피 같이 살 건데 뭣하러 연애하고 있냐던데. 결혼해서 연애하듯 살면 안 되냐고.]


[요새 애들은 결혼 안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봐?]


[그러게 말야. 저기, 신부 입장 한다.]



2024. 6. 22.


자연스레 만난 두 인연이 서로의 별이 되어 기대고자 하니,


함께 걸을 길에 축하하는 빛이 되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랑 강기재 신부 임겨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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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간의 주저리 겸 후기 from 일랑


겨울이는 제가 소설집을 기획하면서부터 꿈꾼 캐릭터입니다.

저와 폭 닮은 캐릭터가 이야기 안에서 당차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설 쓰기를 시작했거든요.

인스타 댓글로 몇몇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제 글을 읽어주시고는 일랑님이 자꾸 겹쳐 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답입니다. (호호) 이야기 전개를 위해 조정한, 몇 가지 극적인 설정들을 뺀다면 딱 저이니 주인공과 작가 성격의 싱크로율은 아마 85~90%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야기들은 모두 허구가 맞고요.

(나머지 다른 10%를 찾으실 수 있다면, 당신은 글 밖의 저를 아는 분이겠지요!)

특히 마음가짐이나 생각하는 흐름이 저와 꼭 닮아있어, 사계절 소설 중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임겨울을 뽑아요. (얏호!)


그렇기에 오늘 겨울이가 내린 결정 또한,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정의로 가득차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결말이 이상하다거나하여 어이가 없더라도 그저 허허 웃으며 지금의 일랑이 이렇게

사랑 앞에서는 또라이인(!) 사람이구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간 저는 사랑을 역할로 치부해 왔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여기에 놓고 갑니다.

그렇기에 제 연인이 되어주었던 고마운 인연들은, 저를 어려워했습니다. 대부분 저의 말도 안 되는 사고침에 휩쓸려 가벼워 보였을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었어요. 저는 그러면 여자친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주었습니다.

다정하지만, 차가운 영혼. 제가 받은 평가란 그랬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도, 자신이 보기에도 본인을 사랑하는 것 같기는 한데- 이상하게 느껴지는 한기. 그래서 제 곁의 연인들은 저를 불안해 했습니다. 언제고 산뜻하게 역할을 완수하고 승진하는 팀장님마냥, 떠날 것 같다면서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분명 최선을 다했는데 말이죠.

그러나 이번 겨울, 겨울이와 함께하며 제가 알게 된 사랑이라는 것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함께하기로 결심하는 따스하되 은은하게 지속되는 온기 같은 것이었어요.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빠져버리는 순간의 도파민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발을 맞춰나가는 그 모든 시간들 말이지요.
그리하려면 옆 사람에게 진정으로 기대고 너 왜 내 발과 맞지 않냐며 화도 낼 줄 알아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겨울이와 함께한 모든 시간, 행복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더 글 안에서 성장하고 갑니다.


저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아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자신을 도려내야 했을 안쓰러운 또 다른 영혼인 건오에게도 미안함을 전합니다. 건오의 자존감이 겨울이 때문에 알게 모르게 많이 죽어갔을 거예요. 건오는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 그저 겨울이와 맞지 않는 주파수를 가진 매력적인 한 남자였음을 공포합니다. 우리 건오, 자존감 제가 챙겨줄게요! 잠시 나타난 귀여운 짝사랑남 정운이에게도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겨울이같이 쉽사리 빠지지 못하는 성격인 여자에게 허들이 높은 존재였기에- 정운이는 곧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을까요. 정운이가 겨울에게 미적거린 이유는, 계속 겨울이 곁에 누구도 두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자신의 자리가 될 지도 모른다는 희망 고문- 이제 겨울이 끝내버렸으니 결혼식장에서 웃으며 뷔페 3접시를 싹싹 긁어먹을 귀여운 복수를 할 테지요. 그러다, 모르죠. 그 결혼식장에 운명의 누군가를 만나게 될 지도. 마찬가지로 기재를 짝사랑하던 어떤 귀여운 영혼을 만날 지도.


기재는 그토록 원하던 사랑이라는 가치를 비슷한 결로 생각하는 겨울이를 만났으니 좀 몇 년 동안 굴렸지만(?!) 미안해하지 않겠습니다. 호호. 청춘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니겠어요. 좀 아파 보라죠! 결말이 없는 행진이기에, 더욱 빛나는 그런 것.


겨울아, 너는 나야. 나는 너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냈듯이- 이제 여자친구나 사랑의 역할 같은 것에 목매지 말고 살아보자. 글 밖에서도.
그 모든 청춘의 시간과 흐름 속에, 조바심 느끼고 언제나 또 덜렁거리는 실수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사랑하는 건 너임을 잊지 말자.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소중한 마음 잊지 말고 덥썩 잡아보자.


그렇지만, 너는 그 모든 순간 사랑스럽다는 걸 잊지 말자.
너의 사랑을, 내가 진심으로 응원해.
행복해- 기재와 말도 안 되는 질투로 싸워도 보고, 화장실 청소가 이게 뭐냐며 혼도 나 보렴.
그게 사람과 함께하는 사랑이라는 거야.



+pod 출판 작업 시작하려고 합니다.

첫 종이책은, 소설집이 될까 해요. 얏호!

아마도, 봄 이야기를 다시 하나 써내리는

3월-4월 중순에 종이책이 완성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아무래도 가장 처음에 쓴 봄 소설은, 종이책으로 엮기 부끄럽게 조악하기에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구성해볼까 싶어요.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핫트)

이건 봄에 또 말도 안 되는 허구의 소설로 한 번만 더 찾아뵙겠다는- 작년에 왔던 일랑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할 노래 (룰루)


여러분도, 긴 글 함께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누군가 곁에 있다면 주저 않고 기대어보는 하루 되세요. 행복하시고요. 건강만 하시고요.

당신 곁의 사랑을- 모종의 이유로 헷갈려한다면, 그냥 그대로 헷갈려하세요. 그대로 느껴보시는 당신의 영혼은, 언제나 청춘일테니.



응원합니다.


이번 겨울, 임겨울이었던- 일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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