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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Nov 01. 2021

스치듯 스며든

나비효과

나를 스친 너의 눈길, 나를 스친 너의 손길, 나를 스친 너의 날갯짓, 나를 스친 너의 바람, 나를 스친 너의 말, 나를 스친 너의 움직임, 나를 스친 너의 순간. 나를 스친 너의 존재들은 내 안에 파장을 일으켜 나의 세상을 뒤흔든다. 네가 쏘아 올린 물방울은 내 안에 퍼져 전율을 일으키고 울림이 진행되는 동안 나의 몸은 떨려온다,



누군가에게는 잊혀지는 순간들이, 나에게는 기억되는 순간들이고, 누군가에게는 별 일 아닌 것들이, 나에게는 별의 일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바람처럼 지나가는 일이, 나에게는 낙엽처럼 사로잡는 일이 된다. 내 안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는 저 깊숙이 내려가 방문한 적이 없었던 존재인 듯 조용해지나, 내 안에 일어난 파장은 반복되는 물결로 나의 삶을 계속 건드린다. 어디로 흘러갔을지 모르는 작은 돌멩이를 찾아 꺼내고 싶지만, 너무나도 작은 탓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찾지 못한 채로 세월은 흘러가지만, 내 안에는 끊임없이 돌멩이가 던져진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돌멩이는 매번 파장을 일으키고, 매번 어디론가로 깊숙이 들어가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얼마나 더 많은 돌멩이가 던져져야 내 안에 존재하는 돌멩이들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까. 결국 찾지 못한 채 살아가다 돌멩이들로 인해 무거워진 나의 삶은 주저앉아버리게 되고, 먹구름이 찾아온다. 나에게 내린 소나기로 인해 돌멩이들은 떠오르고 이때다 싶어 내 안의 돌멩이들을 미친 듯이 밖으로 던진다. 나를 어떻게 보고,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돌멩이들을 꺼내는 것이다. 언제 그칠지 알 수 없는 소나기이기에 돌멩이들이 떠올랐을 때 온 힘을 다해 던져야만 한다.



어느덧 소나기가 그치고 돌멩이가 거의 보이지 않을 무렵, 정신이 든다. 나의 삶도 가벼워진 듯하다. 그때서야 주변 상황이 보인다. 나를 비난하며 떠나간 자들이 있고, '이제 다 끝났어?'라는 말을 미소와 함께 건네며 나비처럼 팔을 벌리는 자가 있다.



나비를 고대 그리스어로 '프시케'라고 한다. 프시케는 영어로 'psyche' 라  쓰고, '영혼, 정신, 심리'를 뜻한다.  세 가지 한국어를 다시 영어로 나타내면 'psycho'다. psycho(사이코)는 정신병리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정신이나 심리를 나타내기도 한다. 더 나아가 '치유'로 해석되기도 한다.

출처 : 「사이코지만 괜찮아」 드라마, 지식백과, 심리학 석사생(=나)의 머릿속


나비효과 :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나비효과는 과학이론에서 비롯되었으나 현재는 사회현상, 심리현상 등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또한 부정적으로 발현되는 현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이나, 긍정적으로 발현되는 현상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용어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rWQdHjOkvw


이 글과 나비효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독자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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