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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Feb 24. 2021

사람이 된다는 것

인간은 태어나서 언제 사람이 될까. 태어나자마자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두산백과사전에 의하면 인간은 "동물의 일원이지만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동물과 인간의 다른 점은 사고하는 능력의 여부와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 일 것이다(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그렇다). 사람은 사전에서 찾아보면 세 번째 정의에서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인간과 사람에 대해 『사람, 장소, 환대』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보이지 않는 공동체-도덕적 공동체-안에서 성원권을 갖는다는 뜻이다. 즉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사람과 인간의 다른 점이다. 이 두 단어는 종종 혼용되지만, 그 외연과 내포가 결코 같지 않다. 인간이라는 것은 자연적 사실의 문제이지, 사회적 인정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개체가 인간이라면, 그 개체는 우리와의 바깥에서도 인간일 것이다. 즉 우리가 그것을 보기 전에도, 이름을 부르기 전에도 그 고유한 특성에 의해 이미 인간일 것이다. 반면에 어떤 개체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며,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홀로 있을 때에는 인간이지만, 사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사람이 되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이 덜 되었다"라는 표현을 사회적 관계 안에서 쓴다. 자격과 품격은 사회 내에서만 부여된다. 자격과 품격의 차이는 뭘까? 시험을 친 후 자격증이 주어지는 것도, 직장 내에서 어떤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정치 내에서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사회 내에서 부여된다. 품격은 흔히들 "사람 됨됨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전에 의하면, 자격은 무언가를 하는데 필요한 조건이나 능력이고, 품격은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품격에 좀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자격과 품격을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이유가 있으니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지니면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오래전 과거에서부터 투쟁을 벌여왔다. 신분제도에 대한 반항으로 단발령과 교육제도가 들어섰고, 그에 따라 양반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육제도가 들어섰다고 해서 모두가 평등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처한 환경이 교육받을 수 있는 여부를 결정하여 격차는 벌어지고 말았다. 교육의 기회가 많았던 자는 다른 수단을 통해서 배우려는 자를 인정하지 못했다(김현경, 2015). 그렇다면 현재는 어떠할까? 평등해졌는가? 학력으로써 사람을 평가하고, 집안 및 가정환경으로써 사람을 평가하고, 직업으로써 사람을 평가한다. 직장 내에서도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노력에 의해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여 그에 적합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평가에 당위성이 들어가 버리는 순간 본질을 잃게 된다.


사회 안에 있음으로써 드러나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품격 있는 이가 되어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품격 있는 이가 되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교양 있는 이가 되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저 등한시했을 뿐이다.



*해당 글은 『사람, 장소, 환대』책을 주로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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