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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Dec 17. 2019

30대가 돼서야 내 몸을 좀 알겠다

병과 싸울 생각을 말아라


나는 종합병원이었다.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현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온갖 잔병을 달고 살던 나는 한때 사는 게 지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생사를 오가는 큰 병이 아닌 것에 감사해야겠지만 자잘한 병은 삶의 질을 추락시킨다. 나와 같은 '종합병동인'들은 잘 알 것이다.


"또 아파?"

"이번엔 또 어디?"

"너는 어떻게 맨날 아프냐?"


나를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던 말이다. 속상해서 그런 것은 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주위의 반응 때문에 자주 아프다 보면 주눅이 든다.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를 미워하게 된다.


최소 15년 이상 아토피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됐운동, 양방, 한방, 온갖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시도해왔다. 가장 상태가 심할 때는 목 피부가 찢어져 고개를 돌리기 힘겨울 정도였다.


지금은 내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아토피가 있다는 걸 사람들이 잘 모를 정도로 회복됐다.


나는 최소 5년은 겨울마다 편도선염으로 수액을 맞았고, 최소 8년은 분기별로 위경련이 찾아와 응급실을 가야 했다. 그리고 최소 10년 이상 편두통과 단순포진으로 고통받아왔다.


지금은 편도선염 걸린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편두통과 위경련 횟수는 반으로 줄었다. 조금만 피곤하면 어김없이 입술 근처에 올라오던 단순포진도 1년 넘게 휴지기에 들어갔다.


그 지경의 몸으로 그 힘들다는 방송일을 했다. 내 몸은 그리 아프면서 건강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3년 넘게 일했다. 출연자들은 더 큰 병도 저마다의 비법으로 완치가 됐다는데 그 비법이 나에겐 통하지 않았다. 몸에 좋다는 현미채식도, 독소를 뺀다는 사우나도 소용없었고 때로는 악화됐다. 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서른 중반이 넘어가니 이제야 내 몸을 좀 알겠다. 병을 미워해봐야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몇 년 동안 만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그 병은 앞으로도, 아마 죽을 때까지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어차피 함께 가야 한다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게 좋다. 나는 자주 아프면서 '증상이 나타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태도 살아야 하는지' 깨달았다. 병과 싸우는 대신, 예방하고 함께 사는 법을 터득했다고 할까.


지극히 사적이지만 꽤나 설득력 있는 나만의 건강 비법을 풀어보려고 한다. 잔병이 많은 2~30대 여성이라면 공감할 것이고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나는 신 건강을 위해 10년 가까이 다양한 운동을 거치면서 저질 체력에서  즐기는 수준으로 거듭난 '운동노마드'이기도 하다. 운동 또한 내 삶의 동반자이니 건강 비법에서 빠질 수 없다.


이제 떠도는 풍문과 쏟아지는 정보가 아닌 스스로 공부하고 경험한 내 몸을 믿는다.



내 몸은 내가 좀 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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