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는 억울합니다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 요한복음 20,19-31

by 글방구리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는 원래 의미와는 다르게 사용되는 말이 더러 있지요. 그런 말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들리다가도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져서, 어법이 틀리는 줄도 모르고 쓰게 됩니다.

'띄엄띄엄 보다'라는 말도 그중 하나인데요. 원래 '띄엄띄엄'이라는 부사는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사람 띄엄띄엄 본다'라는 말을 쓸 때는 다른 뉘앙스, 즉 속까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만만하게 대한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모두 사람을 띄엄띄엄 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 쉽다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같은 속담이 왜 있겠어요. 띄엄띄엄 보는 것이 더 지혜로운 태도일 때도 있습니다. 내가 보는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을 섣불리 평가하지 않고 잠시 판단을 유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토마스. '의심이 많아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한 제자'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받게 된 사람인데요, 오늘 복음을 읽으며 그동안 토마스를 너무 띄엄띄엄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어느 집입니다. 제자들(몇 명이라고 씌어 있지 않아요)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놓고 있습니다. 세상 그런 쫄보들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 한가운데 나타나셔서 떨지 말라고, 쫄지 말라고, 다 괜찮다고 연거푸 말씀하십니다(성경에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표현되어 있지요.)


그런데 토마스는 그 자리에 없어요. 토마스는 어디에 갔을까요?

복음은 토마스는 '쌍둥이'라고 불렸다고 씁니다. '쌍둥이인 토마스'라고 씌어 있지 않은 걸 보면 진짜 쌍둥이는 아니고 쌍둥이라고 불렸다는 것인데, 그럼 누구와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걸까? 그것이 궁금해지던 찰나, 요한복음 21장 2절에서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라는 구절을 발견합니다.

'유레카!'

마치 풀리지 않던 실타래의 끄트머리를 찾아낸 기분입니다.

성경에 토마스 사도의 성격에 관해서는 잘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 사도에 대해서는 꽤 많은 정보들이 들어 있으니까요.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할 정도였다면, 토마스 역시 성격이 급하고 욱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급히 뉘우치고 펑펑 우는, 소심하고 순박한 심성을 지녔다는 말이지요.


토마스는 방에 숨어 있는 것이 너무 괴로웠는지도 모릅니다. 스승이 그 지경이 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에 자괴감을 느끼고 길거리를 방황했는지도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생긴 못 자국이며, 칼에 찔린 옆구리 상처도 잊지 못하고 있었을 겁니다. 스승의 죽음은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기에 다른 제자들의 증언만으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쉽게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분의 상처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여드레를 보내고 토마스는 드디어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은 토마스를 띄엄띄엄 보시지 않았습니다. 그가 왜 방황했는지, 어떻게 해야 그의 흔들리는 마음과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지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직접 못 자국에 손을 넣어보라고 하십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라고 당신을 활짝 열어 주십니다. 예수님이 토마스에게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라고 하신 말씀이 마치 토마스의 의심을 꾸중하시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그게 아닐지도요.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해방신학연구소 소장) 님은 이 부분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토마의 의심을 인정하고 이해를 도우려는 예수의 배려가 토마를 믿음에 이르게 했다. 의심 많은 토마를 훈계하는 정도로 지나칠 장면이 아니다. 우리는 이해를 도우려는 예수에게서 배워야 한다.
27절 "의심을 버리고 믿으시오"는 믿음의 내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나무라는 말이 아니다.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의심해야 한다. 의심 없는 이해는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의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해하도록 평생 애써야 한다. 의심과 이해 전에 알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중요하다. 남양주 성베네딕도회요셉수도원 백찬현(요셉) 수사의 말처럼, 마음이 없으면 길은 보이지 않는다.([평화의 예수] 김근수, 514쪽)

토마스를 제외한 다른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뵙고, 위로도 받고, 성령의 숨도 받습니다. 예수님에게서 "나도 너희를 보낸다"는 파견까지 받습니다.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주라는 구체적인 사명도 받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문을 잠가놓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보았으면서도 아직 두려움에서 해방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토마스에게는 토마스의 방식대로 부활을 보여주신 예수님은 다른 제자들에게는 또 그들 각각의 방식대로 부활을 체험하게 해 주실 요량인 듯합니다.


우리는 부활을 어떻게 믿게 될까요?

저는 다른 사람은 물론, 저 자신조차도 띄엄띄엄 알 뿐인지라, 예수님이 어떤 방식으로 제게 그 길을 보여주실지 사뭇 궁금합니다.

저는 어떤 때는 아직도 문을 잠그고 두려워하는 쫄보 제자이고, 어떤 때는 예수님을 정원지기로 잘못 아는 마리아고, 또 어떤 때는 머릿속이 죽은 예수님으로만 가득 찬, 길거리를 방황하는 토마스라서요. 언제 어떻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뵐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날이 오면 저도 첫인사만큼은 토마스처럼 하고 싶네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사명을 부여하시다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예수님과 토마스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복음서를 쓴 목적
예수님께서는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징도 제자들 앞에서 일으키셨다.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Die Vollmacht der Jünger
Am Abend aber dieser ersten Tages der Woche kam Jesus dorthin, wo die Jünger versammelt waren, und trat mitten unter sie, obwohl die Türen aus Frucht vor den Juden verschlossen waren, und sprach zu ihnen: Friede sei mit euch! Und als er das gesagt hatte, zeigte er ihnen die Hände und seine Seite. Da wurden die Jünger froh, daß sie den Heen sahen. Da sagte Jesus noch einmal zu ihnen: Friede sei mit euch! Wie mich der Vater gesandt hat, so sende ich euch. Und als er das gesagt hatte, blies er sie an und sagte zu ihnen: Nehmt den heiligen Geist! Wem ihr die Sünden erlaßt, dem sind sie erlassen; und wem ihr sie anrechnet, dem sind sie angerechnet.

Thomas
Thomas aber mit dem Beinamen Zwilling, einer der Zwölf, war nicht bei ihnen gewesen, als Jesus kam. Da sagten die andern Jünger zu ihm: Wir haben den Herrn gesehen. Er aber sagte zu ihnen: Solange ich nicht in seinen Händen die Nagtwunden sehe und meinen Finger hineinlege und meine Hand in seine Seitewunde, werde ich´s nicht glauben. Und acht Tagen waren seine Jünger wieder drinnen versammelt, und Thomas war bei ihnen. Da kam Jesus und trat mitten unter sie, obwohl die Türen verschlossen waren, und sprach: Friede sei mit euch! Danach sagte er zu Thomas: Lege deinen Finger hierher und sieh meine Hände an und gib deine Hand her und lege sie in meine Seite und sei nicht ungläubig, sondern gläubig! Thomas sprach zu ihm: Mein Herr und mein Gott! Da sagte Jesus zu ihm: Weil du mich gesehen hast, Thomas, darum glaubst du. Selig sind, die nicht sehen und doch glauben!
Noch viele andere Zeichen tat Jesus vor seinen Jüngern; die sind nicht in diesem Buch aufgeschrieben. Diese aber sind aufgeschrieben, damit ihr glaubt, daß Jesus der Christus ist, der Sohn Gottes, und damit ihr durch den Glauben in seinem Namen das Leben ha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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