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전환
"언제 까지 아파야 할까?"
"괜찮아, 이만 하면 많이 좋아진 거니까 더 좋아질 거야"
둘의 생각이 공존하며 싸운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의 흐름이 전자에서 후자로 바뀌었다. 전자보단 후자로 많이 생각하고 최대한 나조차 아픔을 느끼지 않게끔 노력한다. 이상한 병에 걸려 싸운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잘 살다가도, 잘 사는 것 같다가도 가끔 그 세월을 버틴 감정이 올라올 때면 울컥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있다.
신체에서 아픔이 느껴지는데 어떻게 느끼지 않게 하는지 궁금하시다면 나만의 방법은,
티를 내지 않는 거다. 가족들이건 친구들이건 주변사람들에게 내 슬픔과 고통, 부정적인 기운이 들키지 않게 최대한 괜찮은 척을 한다. 처음에는 그러지 못했는데 너무 오래 지속되니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나도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다. 매번 고통을 느낄 때마다, 예민해지면서 날을 세우게 되면 더 불행해진다. 수백 번의 경험 끝에 느낀 것이기에 아프지만 선인장을 끌어안고 행복해서 울듯이 행복하진 않지만 끌어안고 난 행복해라고 생각하면 결국 끌어안을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고통이 느껴질 때 괜찮은 척 하기엔 결코 쉽지만은 않다.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터질 때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괜찮은 척"
"안 아픈 척"
하다 보면 뇌의 신경물질이 잘못전달되어 아픈 병이라 그런지 신기하게도 좀 이겨낼 힘이 생겨지고 이겨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절망하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자주 찾아왔었다.
또래들과의 다른 삶을 사는 것 같고, 학업에 대한, 유학생활에 대한 아쉬움도 남고, 앞으로 갈 길도 너무 막막하고... 이런저런 아쉬움과 생각에 자주 울었다. 울고 싶을 땐 울고 힘을 내야 할 땐 다시 또 힘을 내었다.
"모두가 다 아픔을 안고 사연을 안고 살아가겠지?"
견뎌야 하는 몫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은데 신체에 통증이 와서 고통을 느끼는 견딤은, 가끔은 너무 힘이 든다.
좋은 생각을 안고, 지금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나는 반드시 고통에서 완전하게 자유로워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오늘도 나의 할 일을 한다. 하나씩 해내다 보면 어느새 모든 게 나아져있을 거라는 진실을 진심으로 믿고 더 불행해지지 않게 평범하게 행해지는 이 순간을 감사히 여기고 싶다. 그 안의 마음에서 더욱더 감사한 일이 생길 거라고 믿고 또 한걸음을 씩씩하게 내딛는다.
일단 오늘도 많은 생각은 하지 말고, 운동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