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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릭 Mar 19. 2019

아무것도 아니다.

어떤 선택에

어떠한 가치를 둘 것인가

어떤 행동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고민하던 나는

모든 것이 구차하다

그리고 문득

지금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생명이란 

어차피 스러질 운명

존재란 부질없고

인생이 덧없다 한들

이 구차함이야 어디로 갈까 

달관하듯 내뱉는 푸념조차

그저 허무를 감추려는 기만일 뿐     


허나

덧없음이야말로 진실이라면

흔들리지 않는 마음

모든 집착을 걷어낸 뒤에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이 역시 허위일 뿐이다

살아있으나 산 것을 감추는 눈속임

죽음에 진실은 필요치 않다    


그리하여

나는 속여야 한다

덧없음, 부질없음, 그 모든 허위들 

남아있는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끝없이 속여야 한다

여기 꿈과 희망이 있소

진정 참된 인생을 사시오

당신의 본모습을 찾으시오

이처럼 삶이란 아름답지 않소 

애초부터 거짓이었던 

그저 본능에 새겨진 메아리를 따라

수없이 되새겨야 하는 속임수

     

어제처럼 오늘도

어쩌다 주어진 시간을 위해

아무것도 아닌 나는

나의 선택에 가치를 만들고

나의 행동에 의미를 세우리다

또 그렇게 내일도

아무것도 아닌 나를

나는 기꺼이 속이리다.



# Blessing - Christina John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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