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는 잘만 떼던데.

글 읽는 시간, 1분. #7

by 글민

'유치하다.'


노트북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스티커가 오늘따라 괜히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내가 좋아한 옷 브랜드, 제일 마음에 들어 하던 캐릭터, 심금을 울린 슬로건 등.

한때는 나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던 스티커들이 이제는 그저 유치하고 지겹다.



'스티커 자국 없이 떼는 법'


포털사이트에 검색하기 시작한다.


'기름을 뿌려보세요.'

'헤어드라이어로 가열해 보세요!'

'식초를 사용하면 손쉽게···'


세상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빅데이터는 무한하다. 누군가는 이렇게 해라, 또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 많은 정보 속에서 어떤 게 제일 믿을만한 정보인지 도통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그냥 내 식대로 떼어보기로 했다.


'지-익'


.

.

.


"이 정도면 괜찮은데?"


별다른 도구를 쓰지 않았지만 나름 성공적이다.


흐뭇해하며 조심스레 스티커가 있던 자리에 손을 가져다 대자 이내 끈적함이 느껴지고 실실 올라갔던 입꼬리는 다시금 축 처지기 시작했다.


빛을 비추니 스티커 자국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뒤늦게나마 세제를 적신 휴지로 닦아도 보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문질러도 봤지만 소용이 없다.



분명 잘 떼어낸 줄 알았는데,

지나간 것들은 늘 자국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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