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을 산다는 것.
좋아하는 일에 하나씩 도전해 보면서
요즘 희망에 기댄 상상을 종종 해본다.
직장인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미래의 내 모습을 말이다.
가끔.. 벌여놓은 일들을 하나씩 완성해 나갈 생각에
뒷목이 묵직하게 뻐근하기도 하지만
이제 '나'를 주어로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은
매우 단호해졌다.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세일러문과 같은 만화캐릭터를 그려 친구들에게 나눠주었고,
글 쓰고 책 읽는 걸 좋아해서 국어 선생님을 꿈꾸기도 하였다.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고,
현실에 맞춰 보통의 직장인이 되었지만,
다시 돌고 돌아 나는 어릴 때 막연히 좋아하는 마음으로
바랬던 오래 전의 꿈을 향해 조금씩 도전해나가고 있다.
그동안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떠밀려 다녔던 순간들이 대부분인 삶이었다.
어떤 선택을 할 때 늘 중요한 키(key)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시선과 생각들이었다.
그렇게 20대, 30대 중반을 넘어오면서
맞닥뜨리게 된 크고 작은 여러 사건들은
잠시 멈춰서 내 인생에 대해 다시 물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인가?'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응당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세상의 기본값들을 잠시 미뤄놓고
철저히 나를 가장 최우선으로 앞세우고 매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 내려갔다.
좋은 삶이 무엇인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 손끝에서 시작되는 성취감들이 모여
나는 좀 더 넉넉해지고 자유로워졌다.
일상의 무게중심을 나에게로 두고 나니,
굳이 객관적 성취가 아니더라도
차곡차곡 삶이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고 그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와 생각들이 모여
나의 세계가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진짜 나의 인생을 산다는 것.
그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