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나루실험실 #기획일기
9월부터는 순서를 정해 각자 가보고 싶었던 공간에서 나루실험실 회의를 하기로 했다. 본업이 아직 학생인지라, 9월 개강과 함께 해야할 일들이 가득 쌓이고, 내 스트레스도 같이 쌓이던 중이었는데, 새로운 경험과 자극들로 가득한 공간에서 진행하는 나루실험실 회의는 일상 속 소소한 힐링이었다. (걱정말아요, 문 대리님! 두세 시간 회의는 거뜬하답니다!)
그러면서도 요번 9월 회의는 나루실험실의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의 활동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들이었다. 진지한 논의 끝에 우리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유롭게) 11월, 12월에는 프로토타입 느낌의 프로젝트를 하나씩 해보면서, 올해 활동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혼자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혼자, 또 서로 뜻이 맞는다면 같이 해도 된다. 그리고 12월에는 그 프로젝트들의 결과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결과공유회를 갖자고도 이야기나눴다. ‘나루실험실에서 뭐하지? 뭘 해야 재미있을까?’ 하는 고민은 나루실험실에 참여하면서부터 계속 가지고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하나씩 해보고 또 12월에 결과공유회까지 갖자고 이야기가 나오니 마음이 조금 급해졌다.
결국 다시 기록을 해야 될 것 같다
그런데 차분히 생각해보니,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결국 다시 ‘기록’을 해야 될 것 같다. 내가 자양5동으로 활동하고, 광진문화재단과 연을 맺게 된 것도, 내 곁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또 그것들을 기록하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최근에는 다른 것들이 변하더라도 그곳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곳의 일부가 통째로 없어져 크나 큰 충격을 받았었다.
이제 도시에서 영원히 그대로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애초에 그런 곳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도시에서 물리적 공간이 사라진다는 건 그곳과 결부되었던 삶의 맥락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의 공간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점에서 도시인들의 이야기도 언젠간 변하기 마련일 것이다. 다만 바란다면, 그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지 않았으면, 그 변화에 대한 선택권이 조금이나마 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근래에는 소중하고 지키고 싶은 공간과 맥락들은 이것 저것 이리저리 재미있게 기록하고, 공유하고, 지켜내고 싶다는 생각이 참 절실하다.
10월 한 달 동안은 그 기록을 위해 요리조리 생각을 잘 정리해봐야겠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삶의 맥락들을 기록에 남기고 싶어할지 궁금해진다. (글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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