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속의 말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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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읽다 잠든 책속 이야기중 한 부분

죽음을 앞둔 할머님이 가장 후회스러움은 스물살때의 첫사랑을

가슴 속에만 묻어 둔채 아직도 고백하지 못했다며

만약 다시 내 스물살로 돌아간다면

답을 듣지 못한다해도 자기 맘속의 말을 하겠다는 말을 한다

앞의 손주에게

스물살엔 맘속에 담아두지 말고

상대가 받아 주고 아니고를 고민하기보다

맘속의 말을 전하라고

스무살

그 때는 세른살이란 나를 상상하지 못했었다

세른살엔 마흔살이란 숫자는 나에게 없을 듯했고

마흔이 되고 나니

그 뒤로는 오는 나이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된다

아마도 인생중 스무살은 그 어느 나이와도 다른 시절인 듯

내 스무살은 어떠했을까?

사랑다운 사랑을 하고

가슴 설레이며 그녀가 오는 골목길에 서서 머뭇거리고

전화기 버튼을 수없이 누르다 말다를 반복하는

그런 시절이 내게도 있었던가?

저녁이면

강아지들과 동네를 한 바퀴돌고는 한다

조용한 골목길

어느 집안에서는 가족들끼리

또는 모임이 있는지 여럿이 모여

창에 가려진채 서로에게 무언가 말하고, 웃는다

아마도 길지 않게 살아온 내 삶의 시간들 중

지금이 세계가 다 같은 앓이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 시간

같은 앓음

메르스 사태로 삼성외래가 폐쇄되었을 때

내분비환자로 진료를 이어가야만 하는 환자들을 대신 내 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했었다

이번에도 또 삼성서울병원에서 몇몇 간호사의 양성반응뉴스를 접하며

한 때 머물며 진료를 했었던 곳이고

지금도 동료들이 적지 않게 남은 곳이기에 더 그런걸까?

같은 앓음은

병, 바이러스에 의한 몸의 앓음보다

맘의 앓음이 더 커진다

스무살의 나를 만나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충고를 해주게 될까?

그 때가 다시 오면

난 맘속의 말을 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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