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동백이 떨어지니
산수유, 라일락이 피어 그 빈자리를
산수유, 라일락이 떨어진 자리
진달래, 쩔쭉이 이어 피어준다
저녁 산책길
떨어진 쩔쭉 꽃잎들 위로 이팝나무의 꽃들이 하얗게
밤의 달빛에 어우러지더니
이도 지고, 떨어졌다
어제의 산책길엔
집마다, 당장너머로 장미가 한 창을 이루며
산딸나무의 꽃들이 하얗게 어둠속 이정표를 만들어준다
시간이란
이렇듯, 끊어짐이 아닌 이어짐으로
새로이 다가왔던 것들이 지나간 자리를 다시 새로이 메워주건만
내가 지나온 시간들은 어떠하게 메워져 오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기에 다소 두려운 맘에 주져함을 아직 버리지 못하나보다
그런 시간속에 편지 한 장
손 편지 한 장 오늘 적어본다
책 한권 속에 꽂아 오랜 벗에게 붙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