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가는 지루할 틈이 없다

가난한 삶 VS 지루한 삶

by 꿈꾸는 리얼리스트

오늘 어느 기사에서 "예술가는 가난한 삶을 각오해야 하지만 지루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다. 오래 고생했지만 최근 미술비평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제리 살츠(67)의 이야기였다.


방송작가인 나도 부와 명예를 바라지만 지루한 삶을 사는 게 더 견디기 힘든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에까지 돈을 잘 못 벌지만, 글을 쓰는 것을 한 순간도 힘들거나 고통스럽게 여긴 적은 없다. 아니,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 고통도 감내할 만큼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즐기며, 좋은 글을 쓰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 분발하며 여기까지 왔다.


초저녁에 요새 동영상 함께 만들고 있는 유 PD로부터 원고 수정 요청이 왔다. "지루함은 없다. 내 일을 즐긴다."라고 선포하고 어제는 촬영 현장에 따라가고 오늘 보도자료 기사까지 나서서 작성해주었건만.. 열심히 쓴 촬영 구성안을 계속 수정하다 보니 순간 짜증이 났다. 수정 부분도 비교적 많았다. "아. 네. 생각보다 고칠 부분이 많아 기분이 좀 그렇네요.." 하고 말았다.

"아닙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더 신경 써 주시고 다른 부분은 조금 손보는 정도예요."

유 PD는 난처해하며 말했다.


내 글을 고치는데 주저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작가의 일방적인 의도로 가다 보면 촬영과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PD와 갭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 정치가의 북 콘서트에 쓸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 글은 고쳐가니 더 디테일해지고 맛이 산다. 잠시 피곤했었나 보다. 내일 오전까지 보내기로 했으니 잠시 쉬고 다시 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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