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인생을 위하여
11월 마지막 날, 오전과 오후 사이
by 꿈꾸는 리얼리스트 Nov 30. 2019
아점을 챙겨 먹고 SNS를 좀 했다. 눈팅도 하고, 댓글도 남기고.. 밥 먹고 나서 커피 한 잔 하고, 아, 이런 게 '소확행'이지 했는데 SNS의 페친들은 스케일이 남다르다. 치매 아버지 돌보며 힘겹게 살던 청년이 작가가 되고, 정치하는 남편 뒤바라지며 프로덕션 대표로 평생 열심히 살아온 선배는 환자가 되었다가 회복기로 접어들어 손수 김치 담그는 사진을 올렸다.
'내 눈이 너무 높은가?' SNS의 특성상 인상적이었거나 자랑할만한 일을 위주로 올리기에 덩달아 기뻐하고 덩달아 슬퍼하다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나는 나를 책망하기에 이른다.
십일월, 나는 4월과 11월이 유난히 좋다. 화려한 3월과 5월 사이, 역시 풍요로운 10월과 12월 사이. 존재감 없는 듯 꼿꼿이 살아가는 계절.. 그러고 보면 1등은 아니고 3류도 아닌, 실제로 2등을 즐겨해 온 나의 2등 인생이 4월과 11월만 같다.
이제 한 달 남았지만 12월을 잘 보내고 싶다.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날들은 조금 기뻤다가 약간 슬프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