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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마 May 23. 2016

#21 베트남 여행기

일날 - 둘


 -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한 산 정상


사실 산 정상이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휴게소를 기점으로 다낭과 후에로 관할지역이 나뉜다고 한다.


기름을 넣고 나니 그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나 조용히 다가가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이곳은 베트남에서 엄청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보이는 시설들이 원래 목적과 다르게 군사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벙커를 짓기도 했다고 한다.

정말 수많은 구멍들과 무너져 내린 벽들이 즐비하다.


이 장소는 유네스코에 지정된 곳이라고 하니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저 마크가 유네스코 선정 마크란다.


어떤 아주머니가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가려던 나에게 다가오신다.


코코넛 하나 사란다.

하하하

괜찮다니까 어눌한 한국말을 하시며 맛있으니 먹고 가라 신다.


한국어를 꽤 잘하셔서 코코넛을 사지는 않았지만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했다.

대화가 재밌으셨는지 돈 안 받을 테니 커피 한잔 하고 가라 신다.


한국 사람처럼 생긴 아주머니


갈길이 바빠 사양하고 대신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이제 다낭으로 내려간다.




 - 다낭으로 하산!


기름도 두둑이 넣었겠다, 비도 그쳤겠다 마음이 가볍다.



올라올 때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는다.

정말 바람을 마주하며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바라보는 경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


직접 느껴봐야만 알 수 있는 그런 감동이다.



내려가는 길에 경찰이 봉을 흔들며 멈추란다.

와... 큰일 났다.

나 면허도 없는데?


장난이었나?

외국인이라 그런가?

그냥 가란다.


다낭에 가까이 갔을 무렵 경치가 아름다워 오토바이를 잠시 세우려고 옆으로 이동하는데 꽝.

현지인이 탄 오토바이가 내 오토바이를 뒤에서 박았다.


나나 뒤 오토바이나 둘 다 속도를 줄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골로 갈 뻔했다.

산이기에 길 옆은 낭떠러지 수준이다.


다행히 굉장히 사소한 접촉사고였고 서로 놀라 괜찮냐는 말만 반복하고 다친 곳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헤어졌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다.


그렇게 나는 무사히(?) 계획된, 그리고 만들어진 도시 다낭에 도착했다.




 - 원숭이 산


이전에 말했지만 나는 손 트라 반도의 원숭이 산에 갈 것이다.


후에의 게스트하우스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원숭이가 산다고 하셔서 더 이상 묻지도 않고 여기 갈 거라고 말했다.


아저씨는 말리셨다.

너무 멀어서 못 간다고, 거기 가려면 1박을 할 각오로 가라셨다.


왠지 난 하루 만에 가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낭에 가는 길 내내 최고속력으로 달렸다.


잘 정리된 다낭의 해안도로를 벗어나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내 머릿속에는 오직 원숭이뿐이다.

우끼우끼!


드디어 내가 원숭이를 볼 수 있다니!


정말 신나게 달린다.


그래도 원숭이 산에서 원숭이가 많은 곳은 알고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검색을 한다.


근데... 그런데..... 으아!!!

원숭이 산에는 원숭이가 안 산단다.

이름만 원숭이 산이란다.


헐...

내가 그럼 여길 왜 왔지....

허탈함에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 혼자 막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



뭐 어쩌겠는가... 그냥 호이안으로 가야지...


이제 눈에 뵈는 게 없다.

최고속력으로 막 달린다.

산에서건 도로에서건 다 추월해버린다.

버스나 현지인 오토바이가 빵빵거리면 나는 더 빵빵거리면서 지나간다.

으아아아아아아!!!!!!!!!


화가 나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휴양지 다낭의 해변을 사진에 담는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과 야자수들.

일정 간격마다 놓인듯한 가게들. 

많은 연인, 가족들이 해변에서 놀고 있다.

 (나난 한산한 곳에 멈춰 사진을 찍었다.)



는 다시 호이안으로 향한다.




 - 안녕 호이안


다시 또 엄청나게 긴 도로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

다낭에서 호이안은 그리 멀지 않았다.


하노이에서 후에로, 후에에서 다낭을 거쳐 호이안으로 갔다.


북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현대화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한 시간을 약간 덜 달렸으려나?

저 멀리 호이안 표지판이 보인다.


나무가 늘어서있고 상점이 즐비한 호이안의 입구.

왠지 모르게 엄청 반갑다.



후에에서 가르쳐준 장소로 가니 때마침 내 짐을 어딘가에서 가져오던 참인가 보다.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짐을 찾은 후 그 자리에 털썩 앉아 booking.com으로 오늘 묵을 숙소를 찾는다.

다행히 근처에 홈스테이가 있어 그곳으로 정했다.


나의 원격 베트남 가이드인 준성이 형이 호이안은 구시가지가 밤에 정말 아름답다길래 샤워를 하고 다시 숙소를 나섰다.


헉... 근데 숙소에서 구시가지까지 정말 멀다.

걸어서 30분 거리?


가는 길에 호이안에서 유명하다는 까오라오 음식 이름을 발견하고 잠시 멈춰 저녁을 먹는다.


뭐 맛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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