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울고 있네’란 노래를 들어 보렴
편지, 딸에게
봄비가 내려오는데
꽃잎이 흩날리는데
나의 눈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
봄비가 내리는 소리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
나의 귀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들리네
창문 열고 봄비 속으로 젖어드는
그대 뒷모습 바라보면은
아무리 애써 보아도
너를 잊을 수 없어라
내일을 기다려도 될까
내 사랑을 믿어도 될까
내가 딛고 가는 저 흙이 마르기 전에
내 눈물이 그칠까
혹시 이런 가슴으로 오래도록 저며 드는 노랠,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노래를 틀어 놓고 마치 한 편의 시 같은 가사를 잔잔히 되뇌어 보려 무나. 참~좋지 않니? 4월도 이별을 고하는 오늘, 내내 이 노래가 귓전에, 또 입위로 맴돌았구나. 하필이면 왜 일 년 열두 달 중 4월의 뒷모습이, 그 15도쯤 기울어진듯한 등이,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것일까?
노래를 만든 이의 감정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노랠 듣고 또 들은 오늘, 엄마의 마음이란
화려하게 부활한 뒤의 허망함, 혹은 지독한 사랑 끝에 오는 이별 같은 것에 쏠리는구나. 왠지 30년도 훌쩍 지나 간, 희미하고도 아련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본 것처럼 잠시 심장이 뜨거워지다, 이내 서늘해지는 느낌도 들고 그러네.
4월은 참으로 묘한 달이야. 봄비가 자주 내리고 일찍 핀 꽃들이 무슨 영문인지 더 빨리 작별을 고했던 올해 4월은 더 묘했고.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지만 떠남을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엔, 봄비보다 짙은 눈물만 여울지는 거 같아. 그래도 5월이 아기처럼 통통한 발등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으니, 이쯤에서 안녕을 고해야겠다. 울고 있는 4월의 등이라도 토닥토닥해 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