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life goes on'이 연일 화제다. 한국어가 주를 이루는 가사로 빌보드 핫 100에서 끝내 1위를 해내고야 말았다는 소식을 접한 날, 그들의 뮤직 비디오를 몇 번이고 다시 보면서 비틀스의 노래 한곡을 떠올렸다. 신나고 경쾌한 리듬을 가진 노래 'Ob-la-di, ob-la-da, '가 바로그것인데, 그중에서도 특히나 후렴구의 가사가 자꾸 입 끝에 맴도는 것이 아닌가!
Ob-la-di, ob-la-da, Life goes on, bra La la how the life goes on Ob-la-di, ob-la-da Life goes on, bra
La la how the life goes on
무려 1968년에 발표돼 거의 50년 이상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다. 이 노래의 후렴구 가사 중 'Life goes on'은 시공을 초월해 청년 비틀스가 건네준 바통을 bts가 온 정성을 다해 받아 쥐고 트랙을 돈 다음, 엔딩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처럼 들린다. 적어도 내겐.
수많은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다음 주자를 찾아내 이어달리기를 하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bts의' life goes on'으로 연결되는 거 같기도 하고.
■20세기에도, 21세기에도 인생은 흘러가네
물론 나 혼자만의 엉뚱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을 통해 bts가 21세기의 비틀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따뜻함이 비틀스에게도 그리고 bts에게서도 담뿍 느껴지는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Ob-la-di, ob-la-da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요루바' 족의 말로 그 뜻 역시'인생은흘러가네'라고 한다.
비틀스의 'Ob-la-di, ob-la-da '는데스먼드와 몰리라는 두 청춘남녀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그 전반을 흐르는 평범한 삶의 기쁨과 행복을 다루고 있으니, 굳이 비교하자면 영국판 '갑돌이와 갑순이'쯤 되려나?
아무튼 두 사람의 인생을 직설적이고도 풍부한 서사로 그려 내면서, 인생이 즐거우려면 언제나 'Ob-la-di, ob-la-da'를 주문처럼 외치라고 얘기한다.
이런 내용을 지니고 있기에 멜로디도 한 없이 밝다. 듣고 있노라면 벌떡 일어나 춤을 출 정도는 아니어도, 어깨를 들썩이거나 발끝을 까닥이는 정도의 흥겨움이 온몸을 감싸는 걸 느낄 수가 있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다가와서 그렇게 흐르는 것이니 별로 특별할 것도 없지만 외면하지 말고 'Ob-la-di, ob-la-da'를 열심히 외쳐보자는 묘한 설득력을 지닌 노래다.
비틀스 완전체
■다행히도 우리 사이는 아직 여태 안 변했네
Like an echo in the forest 하루가 돌아오겠지
아무 일도 없단 듯이 Yeah life goes on Like an arrow in the blue sky 또 하루 더 날아가지
On my pillow, on my table Yeah life goes on Like this again 이 음악을 빌려 너에게 나 전할게 사람들은 말해
세상이 다 변했대다행히도 우리 사이는 아직 여태 안 변했네
인생은 그렇게 숲에서 울리는 메아리처럼 쏘아버린 화살처럼, 흘러가고 허공을 가르며 어딘가를 향해 날아가는 것.. bts의 'Life goes on' 은 어딘가 심오하다.
비틀스의 'Ob-la-di, ob-la-da'가 가진 일관성 있는 유쾌함 대신, 사뭇 진중한 언어와 몸짓으로 전 인류가 억울하게 잃어버린 2020년을 각성하게 하고, 각성과 더불어 찾아오는 굵은 회한을 나지막하지만 심도 있고다정하게 위로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삶은 흘러갈 것이고, 그 삶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빛으로 향하며 거기에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그렇게 또 버텨내자고 안온한 숨결을 지닌 뮤즈처럼 우리 귀에 속삭여준다.
■세대를 넘어, 경계와 반목 그리고 편견을 넘어
비틀스의 노래들이 대중에게 다가온 시절, 그 시절을 이끌던 청년문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 폭발성에는 갖가지 다양한 뇌관들이 숨어 있었는데, 비틀스는 그 다양성의 색깔을 제대로 간파해 내고 자신들의 음악에 녹여냄으로써 엄청난 스펙트럼과 지지층을 지닌 최고의 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2020년 현재, bts는 그 어떤 가수들보다도 더~비틀스의 이런 영민함을 그대로 전수한 듯 느껴진다. 거기에다 더해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위로와 공감의 언어를 수집하고 자신들만의 목소릴 입혀 그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노래를 만들어내고는 한다.
그렇기에 비틀스와 bts가 전하는 메시지 'Life goes on' 은 그 결이 조금 다르다고는 해도 이렇게 세대를 넘어, 경계와 반목과 편견을 넘어 지구인들의 가슴으로 어느새 젖어든다.
굳이 따져보자면 비틀스의 그것이 조금 더 직설적이면서 평이하다면 bts의 노래는 보다 은유의 형태를 띠거나, 더욱 희망적이다.
비틀스는 삶, 그 자체를 노래하고 있지만 bts는 거부할 수 없는 잔혹한 삶 이면의 것들을어떻게 긍정해야 내일이, 미래가, 밝은 빛으로 다가올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기에 bts의 노래는 예고도 없이 닥친 일상의 아픔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의 측면이 한층 강하다.
비틀스에겐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이런 이유로 2020년을 사는 우리들은, bts의 ' life goes on'을 더욱 즐겨 들을 수밖에 없다. 세상이 어둠으로 차오를수록 끝이 보이지 않을수록, 우린 그 어떤 희망이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을 거라 믿고 싶다. 이런 기대마저 없다면 삶은 그 얼마나 지리멸렬일 것인가?
태풍이 지나간 다음의 하늘이작히 눈이 부신 푸르름인지 우리는 알고 있기에, 오늘의 고단함과 절망은 언젠가 반드시 끝날 것임을 믿기에. 그렇게 삶은 또 계속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