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의 무게 (입대 3일차)
오후 반차를 받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집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도서관으로.
텅 빈 아들방을 보기 싫었다.
방정리를 하다 울 것 같아서. 밀린 책을 읽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도망치고 싶었다.
그 공허함으로부터.
도서관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조용히 책장을 넘기려던 찰나, 10분쯤 지났을까.
꼬맹이와 엄마의 수다가 들려왔다.
둘러보니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며 책을 보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이 책에 떨어질까 봐 연신 닦아주는 엄마. 결국 "아이스크림 먹고 책 보자"는 엄마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울컥했다.
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웃어주려 했지만, 이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수밖에 없었다. 읽기로 했던 책은 절반도 못 읽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이 어릴 때 도서관에서 함께 아이스크림,
돈가스를 먹었던 추억이 떠올랐다.
도서관에 더 많이 데리고 다닐껄
아쉬움이 남는건 또 뭔가!
냉장고를 열었다. 또 울컥했다.
우유 유통기한이 지나 있었다. 물 대신 우유를 더 많이 마시던 아들. "키 크려고 더 많이 마셔야지" 했던 그 아이. 하지만 키 작은 엄마의 유전자가 고스란히 전해졌는지, 중학생이 되어서도 맨 앞자리였다.
여기저기서 아들 생각들이 밀려왔다. 오늘 하루를 그렇게 채웠다.
---
입대 3일 차. 아들이 보고 싶다.
사소한 일상의 흔적들이 이렇게 아플 줄 몰랐다. 그가 없는 집은 단순히 조용한 게 아니라, 텅 비어있다. 그의 목소리가, 발자국 소리가, 심지어 투덜거림까지도 그립다.
냉장고 속 상한 우유 한 팩이 말해준다. 이제 정말 혼자라는 것을. 하지만 동시에 이것도 알고 있다. 이 그리움이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건강하게,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