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가을의 첫 인사

가을이 오면...

by 꼬야책방

✔️ 달력은 여전히 8월을 가리키고 있지만, 자연은 이미 계절의 바통터치를 준비하고 있다.

입추. 가을이 시작된다는 이 절기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우리에게 조용히 손짓한다.

아직 햇살은 뜨겁고 매미소리는 귓가를 맴돌지만, 어디선가 살랑이는 바람 한 점이 다르다.
그 바람 속에서 우리는 계절의 변곡점을 감지한다.



"가을이 오면"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두 개의 서로 다른 멜로디가 떠오른다.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과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 같은 제목, 다른 감성.

이문세의 목소리로 흐르는 가을은 애수에 젖어 있다.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로 시작되는 그 노래 속에서,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자 그리움의 계절이다. 80년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가을은 그렇게 기억된다.

반면 서영은의 가을은 다르다. 더 밝고, 더 경쾌하다. SNS에 올릴 예쁜 단풍카페에서 마시는 시나몬 라떼의 향을 연상시킨다.
같은 계절이지만 세대가 다르면 받아들이는 감성도 이렇게 달라진다.



입추가 되면 자연은 우리에게 작은 신호들을 보낸다. 아침 공기가 조금씩 선선해지고, 저녁 하늘이 더 높아 보인다. 매미소리 사이사이로 귀뚜라미 소리가 끼어들기 시작하고, 가로수 잎 몇 장이 노랗게 물들어간다.







✔️ 삼복더위 한복판에 해군에 입대한 아들이 있다. 뜨거운 여름 훈련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을 그 아이를 생각하니, 계절의 변화가 더없이 반갑다. 이제 곧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테고, 그 바람이 아들에게도 닿을 것이다.

얼른 시원해지기를 바라본다.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이 무더위에 지친 모든 이들을 위해서. 입추는 그런 간절함을 품고 우리에게 온다. 가을의 첫 인사는 때로는 기다림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입추, 가을의 첫 인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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