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갱작가 Feb 07. 2022

메시지 발송할 때 손에 땀나는 이유

CRM 마케팅 이야기

 


오늘은 어떤 직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하다가, 최근에 느꼈던 오싹한 순간을 적어보려고 한다.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하면서 주로 광고매체(=페이스북, 카카오, 구글, 네이버 등)를 다뤘다가, 최근에 CRM 마케팅에 발을 조금씩 딛으면서 <메시지 발송 매체>를 접하고 있다.

Q. 어떤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을까? 
A. 대표적으로 이메일, 문자가 있고 그 외에는 카톡 채팅메시지, 앱 푸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메일만 해도 보낼 수 있는 솔루션이 워낙 많아서 기능이 편리하거나 or 1건당 발송 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아야 한다.


앱 업데이트 이슈를 알려야 하거나, 어떤 이벤트를 소개하거나, 기타 다양한 이유로 유저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수동으로 메시지를 발송해야 할 때에는 침착함과 신중함이 백 번 필요하다. 

(누군가 나에게 CRM 마케터의 자질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실수하지 않으려는 자세"라고 말하리라)



테스팅 발송으로 실수를 줄인다

(수정 전) OO 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수정 후) /치환 변수/ 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 유저 닉네임이 자동으로 변경되어 표기!

 기획안을 작성할 땐 이름 구간을 보기 편하게 OO으로 적는다. 그렇지만 발송할 때에는 유저의 닉네임을 자동으로 치환해주기 위해서 발송 매체에서 제공하는 '치환 표기법'으로 수정해줘야 한다. 유저의 닉네임을 자동으로 바꿔서 표기해주는 아주 편리한 기능이다. 

 나는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고 수정할 사항이 없는지 테스팅 메일을 두 군데에 보내는 편인데, 메일 인터페이스가 다른 gmail과 naver를 살펴본다. 첫 번째 gmail로 받은 초안을 보고 '수정할 사항이 없네' 넘어갔건만 두 번째 naver로 받은 내용을 검토하다가 'OO 님'을 발견해버렸다. 심장이 덜컥! '와, 이걸 수정하지 않았으면 끔찍한데..?' 새삼 느꼈다. 항상 여유를 가지고 여러 번의 검토를 거친 뒤 보내야겠구나 하고. 


점점 늘어나는 발송 인원수

 서비스가 발전함에 따라 유저 수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처음에는 몇 백 명에 그쳤던 발송 인원이 이제는 몇 천 명을 뛰어넘었다.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메시지를 발송하는 입장에서는 약간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내가 쓴 글이 수많은 사람에게 보인다는 것에 대한 설렘, 얼마나 그들에게 영향력을 끼칠까 하는 호기심, 혹시나 내가 발견하지 못한 실수가 있을까 하는 긴장감. 

 광고를 송출할 때에는 몇 백만 명에게 도달되는 게 보통이지만,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잘못된 점을 발견했을 때 광고는 바로 수정하면 되지만 CRM 메시지는 [발송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안타까운 순간도 목격한다.


같은 담당 직무로서 연락해주고 싶다!

"어, 뭐야. 아.. 담당자 어떡하지."

"여기는 왜 자꾸 개선을 안 하지? 이 사실을 모르나?"

 가끔 오발송한 푸시를 볼 때 내가 다 안타깝다. 어떤 앱 푸시는 같은 내용을 동시간에 세 번 보내기도 하고, 어떤 곳은 'test'로 메시지를 발송하더라.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내 발만 동동거리게 된다. 실무자 걱정이 되는 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인가 보다.

 사실 이건 광고도 마찬가지다. 기한이 지난 이벤트 광고를 그대로 나에게 보여줄 때, 어떤 광고를 눌렀을 때 사이트가 먹통이었을 때. 날아간다, 날아가! 광고비가 휘리릭 증발~


때로는 개방적인, 때로는 보수적인

 눈길을 끌기 위해서는 트렌디한 문구를 사용하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선은 분명히 필요한 것 같다. 사회적 이슈나 용어에 촉각을 곤두세우려고 노력한다. 워낙 미디어 채널에 누구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일부로 자극적인 용어나 유행어는 피해서 메시지를 작성하려고 한다. 매운맛은 아니어도, 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로도 유저의 클릭을 분명 사로잡을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실수는 만들지 않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직무 간에 실수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지만,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몇 번이고 검토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학창 시절에 OMR 카드에 1번을 4번으로 체크하는 경우가 많았던 나지만, 사회에 나오니 덤벙거리는 성격이 신중한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다. 시험은 나에게 손해를 끼치지만, 직무 상 실수는 회사에 물리적 손해를 끼치기 때문인 걸까..?   



↓↓ 우당탕탕 CRM 마케팅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1탄] 아니, 왜 클릭을 안 해?


작가의 이전글 SNS 콘텐츠, 취준생·현직자도 쉽게 공부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